간 질환은 만성 간염에서 비롯된다. 국내에서는 B형간염이 많이 발생하는데 현재 성인 남성 5∼6%가 B형 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B형간염 백신접종이 일반화되면서 발병률이 크게 줄었지만 30대 이상 성인에서는 여전히 5%가 넘는다. 만성 B형간염 환자 중 절반이 간경변으로 발전한다. 만성 B형간염에서 간경변을 거치지 않고 바로 간암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전체 간암 환자의 약 80%가 만성 B형간염 환자로 만성 B형간염이 간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임을 보여준다.
간 질환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자신이 만성 간염 환자임을 인지하고 적어도 6개월마다 검진을 받아 병의 진행상태를 정확히 확인해야 하며, 효과적인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적절치 않은 건강보험 급여 제도가 많은 환자의 치료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아무리 치료 의지가 강한 환자라 하더라도 현행 보험급여 때문에 치료하는 데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결국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간암에 시달린다.
건강보험 혜택을 늘리기에는 재정이 부족하다고 정부는 얘기한다. 그러나 간암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연간 2조5000억 원임을 생각하면 만성 간염을 치료하여 간암을 예방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 치료비용은 턱없이 적은 비용이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어떤 선택이 더 효과적일지는 자명하다.
윤구현 간사랑동우회 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