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남아공 블룸폰테인 프리스테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E조 일본과 카메룬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기록한 일본의 혼다 게이스케(가운데)가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블룸폰테인=AP연합) 본보는 이달 초 일본 아사히신문과 함께 한일관계에 대한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55.6%가 일본에 친밀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또 56.3%가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이 16강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일본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예상한 응답자는 28.5%에 그쳤다. 차범근 SBS해설위원도 대다수 한국인들과 비슷한 생각을 가졌던 걸까.
일본은 14일 블룸폰테인 프리스테이트경기장에서 열린 E조 카메룬과의 경기에서 혼다 게이스케의 선제골을 잘 지켜 1-0으로 이겼다. 한국과 나란히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아시아의 힘을 보여준 것. 그런데 이 경기를 중계한 차 위원은 '편파 해설' 논란에 휘말렸다. 경기 중반까지 차 위원의 해설은 차분한 편이었다. 초반에는 "아시아 팀이 잘하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라며 일본을 응원하는 듯한 말도 했다. 그러나 경기 후반 카메룬의 공격이 번번이 실패하면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특히 후반 추가 시간에 카메룬이 골 기회를 놓치자 "아, 저걸 넣었어야 하는데…"라며 아쉬워했고 경기 종료를 앞두고서는 "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본이 힘겹게 승리했지만 경기 수준은 월드컵 본선이라고 보기에는 수준이 낮았다. 영국의 스카이스포츠는 경기 후 선수들의 평점을 매겼는데 대부분의 일본 선수가 5점 또는 6점의 낮은 점수를 얻었다. 결승골을 넣은 혼다만 유일하게 7점을 받았다. 몇 차례 선방한 골키퍼 가와시마 에이지에게도 '뒤늦게 안정적이었다'며 6점을 받는데 그쳤다. 카메룬 선수들 은 대부분 수준 이하라고 할 수 있는 4~5점을 받았다. 일본이 잘했다기보다 카메룬이 못한 경기였던 셈이다. 반면 그리스를 꺾었을 때 한국 선수들은 이영표, 기성용(이상 6점)을 제외하고 모두 7점 이상을 받았다. 골을 넣은 이정수와 박지성은 8점이었다.
이승건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