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전망카페 만들며 신설자가용 이용-걸어서 방문 많아‘한강-동작’ 하루 탑승 8∼9명생활패턴 고려안해 예산낭비
서울시는 이달 중순부터 승하차 승객이 적은 정류소에는 버스가 서지 않고 그대로 통과할 수 있도록 한다고 9일 밝혔습니다.
시내버스마다 모니터링 기계까지 설치해 무정차 통과를 방지해온 서울시로서는 파격적인 결정입니다. 시 측은 “승하차 승객이 거의 없는 일부 정류소에 한해 무정차를 허용할 것”이라며 “승객이 없는데도 의무적으로 차를 세우느라 낭비되는 시간과 연료를 아끼기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시는 시내 정류소의 하루 평균 승차자와 하차자 통계를 분석해 이용객이 거의 없다고 판단되는 정류소를 중심으로 무정차 통과를 허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시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무정차 정책 적용 대상 1순위는 한강 교량 위 버스정류장들입니다.
서울 시내 각 정류소의 하루 평균 탑승객은 1000명입니다. 하지만 한강대교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는 승객은 하루 평균 8.3명뿐입니다. 동작대교 역시 9.2명에 불과하고요. 양화대교는 45명, 잠실대교는 48명입니다. 그나마 사정이 제일 나은 한남대교 정류장 역시 하루 이용객이 150명으로 평균치에 크게 못 미칩니다.
이곳 정류장을 지나는 버스들은 그동안 가로변으로 차를 대느라 무리하게 차로 변경을 시도해 사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사람도 없는데 그냥 지나쳐달라는 승객들의 민원도 많았고요.
서울시 관계자는 “카페 이용객들이 대부분 자가용을 이용하거나 한강공원에서 걸어오는 경우가 많아 버스정류장 이용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전망 카페를 만든 것까진 좋더라도 버스로 그곳을 찾지 않는 시민들의 생활패턴은 고려하지 않고 정류장 건설에 수억 원의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