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들여다보기’ 20선]<19>미노의 컬러풀 아프리카◇미노의 컬러풀 아프리카/미노 지음·즐거운 상상
방송 작가인 저자는 2005년 7월 무작정 아프리카로 떠났다. 저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희망봉에서 동아프리카 르완다까지 8개월간 종단 여행을 했다. 주변 사람들은 젊은 여자 혼자서 위험하다며 말렸지만 저자는 아프리카인처럼 먹고 자면서 그들의 생생한 실생활을 체험했다. 나미비아 보츠와나 짐바브웨 말라위 탄자니아 부룬디 등이 그가 거쳐 간 국가다.
여행은 출발부터 난관에 부닥쳤다. 저자는 남아공에 간 지 2주 만에 여행경비 700만 원을 몽땅 털렸다. 남아공 수도인 케이프타운 시내 현금인출기에서 10만 원가량의 돈을 인출했는데, 누군가가 감쪽같이 카드 정보를 복사해 계좌 잔액을 모두 털어간 것이었다. 저자는 자금 마련을 위해 남아공에 3개월간 머물러야 했다.
저자는 모잠비크 국경도시 만딤바에서 오전 4시에 말라위로 가기 위해 길을 나섰을 때 가짜 경찰과 마주쳤다. 완장을 두른 두 남자는 여권을 보자고 을러댔다. 두 남자는 누가 봐도 경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순진하게 보였다. 다행히도 저자의 곁에는 숙소에서 만난 2m 키의 건장한 스위스 여성 시몬이 있었다. 저자는 “시몬이 아니었으면 그 새벽 어두운 뒷골목에서 무슨 봉변을 당했을지 모른다”고 회고했다.
아프리카 여행에는 낭만도 있었다. 저자는 르완다 남부 도시 부타레에서 사흘간 머물며 작은 뷔페식당을 자주 찾았다. 메뉴라고는 튀긴 감자, 감자 수프, 바나나를 넣고 삶은 감자 등 감자요리가 전부였지만, 단돈 700르완다프랑(약 700원)이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식당에 모인 사람들은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아프리카 뮤직비디오를 보며 어깨와 머리를 살짝살짝 움직이는 ‘까딱까딱 춤’을 췄다. 어느덧 저자도 이 춤에 중독돼 길거리를 걷다가도 어깨가 들썩거리고 피식 웃음이 나왔다. 저자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치명적인 질환은 말라리아나 에이즈가 아니라 이 ‘까딱까딱 바이러스’”라고 말한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저자는 아프리카에서 야생동물의 맥박소리와 사막의 허허함을 견뎌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만난 아프리카에는 막연한 원시의 낭만 대신 우리와 똑같은 아프리카 사람들의 일상이 있었을 뿐이다.
저자는 책의 끝부분에 아프리카 여행의 노하우를 정리했다. 12인승 승합차에 20명이 앉아가는 아프리카 미니버스 타기, 저렴한 여행 예산 짜기, 국경을 넘을 때 암환전상에게 속지 않는 법 등 유용한 정보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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