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일 새벽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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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으로 점철된 잃어버린 12년. 그리고 청천벽력 같던 허벅지 통증. 그러나 기적이 찾아왔다. 아픔은 사라지고 마침내 최종엔트리 승선. 꼭다문 네 입술, 불끈 쥔 두 주먹, 다시뛰는 너에게 승리의 주문을 건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to. 금쪽같은 내 아들 동국아
동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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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엔트리에 포함됐다는) 소식을 듣고 네 목소리를 듣고 싶었지만, 혹시 네가 부담 될까봐 참았다. 아빠가 보낸 문자 메시지는 받았지? 돌이켜보면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며칠 전까지 만해도, 매스컵을 통해 접하는 소식은 절망에 가까웠고, 그런 보도를 보면서 아빠는 낙심했었지.
네가 겪은 마음고생에 비할 건 아니지만 말이다.
참으로 할 얘기가 많지.
우여곡절도 많았고. 그런 어려움을 겪었기에 이렇게 좋은 소식이 전해지는 게 아니겠느냐. 아직까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겠지만, 조만간 정상 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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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아! 부담감 때문에 그동안 차마 이야기 못 했지만 말이다. 네 나이로 봐서나 여러 가지로 봤을 때 이번 월드컵이 마지막 아니겠느냐. 축구 선수로서의 인생을 마무리한다는 의미에서, 이렇게 좋은 기회를 얻었으니 정말 후회 없이 그라운드에서 네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낼 수 있었으면 하는 게 나의 바람이다.
동국아! 골잡이는 골로 이야기해야 한다. 이번에 기회가 오면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골잡이는 골로 말한다는 걸 잊지 말고, 네게 수많은 국민이 큰 기대를 갖고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내 아들 동국아! 아빠는 널 믿는다. 영원히.
from. 아버지 이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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