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사직 SK-롯데전. 5회초 수비 때 롯데 중견수 김주찬은 선두타자 조동화의 플라이를 처리하다 볼을 떨어뜨렸다.
낙구지점까지 잘 따라갔고, 글러브도 갖다댔지만 볼이 튕겨 나와 땅에 떨어졌다. 그 사이 조동화는 2루까지 안착.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평범한 타구였지만 기록상 실책 대신 2루타가 주어졌다.
12일 만난 롯데 모 코치는 “당연히 에러를 줄 것으로 알았는데…”라며 고개를 갸웃했다. 이순철 MBC-ESPN 해설위원이나 롯데, SK 선수단의 견해도 대부분 비슷했다.
스트라이크, 볼 판정이 구심의 고유 권한이듯 어느 상황에 대해 안타를 주거나 실책을 주는 것은 공식기록원의 권한이다. 하지만 어이없는 볼을 스트라이크라고 선언할 수 없듯 기록원의 판단도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 내야수인 SK 한 선수는 “예년에 비해 외야수들의 수비는 너그럽게 봐주는 것 같은데 내야쪽은 더 엄격하게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야구는 기록경기다. 선수는 기록으로 말한다. 팀도 마찬가지. 그 어느 종목보다도 기록이 중요하다. 조동화는 2루타로 기록되면서 타율 면에서 이득을 봤다. 김주찬은 실책수가 하나 줄었다. 반면 마운드에 있던 투수 배장호는 자책점이 늘면서 방어율 계산에 손해를 본다. SK 한 투수는 조동화 타구 판단에 대한 견해를 묻자 “당연히 에러라고 생각했다. 마운드에 있는 투수 입장에선 맥이 탁 풀리는 일”이라고 했다.
사직|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