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나이키 등 업체들 사활 건 경쟁 치열
‘유니폼 공개가 뭐 그리 대단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유니폼을 각국 축구 대표팀에 입히는 대가로 천문학적인 돈을 지불하는 용품 업체 입장에선 유니폼 공개는 경쟁사에 대한 일종의 선전포고다. 유니폼을 공개하는 날 월드컵에 출전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 예비명단 30명이 함께 발표됐다. 월드컵은 ‘축구 전쟁’이면서 한편으론 수많은 기업의 ‘마케팅 전쟁터’이므로.》
월드컵이 마케팅 전쟁터일 수밖에 없는 직접적인 이유는 ‘노출’ 때문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TV 시청자는 연인원 380억 명으로 추산됐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 때는 400억 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청자 수로 따졌을 때 여름 올림픽 못지않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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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인 나이키는 또 다른 우승 후보인 브라질을 비롯해 한국, 포르투갈, 네덜란드, 미국 등을 후원하고 푸마는 지난 대회 우승 팀 이탈리아를 비롯해 카메룬, 코트디부아르, 가나, 알제리 등을 후원한다.
각국 대표팀에 자사 유니폼을 입히기 위한 기업들의 뜨거운 경쟁이 후원 비용을 급상승시킨다. 1996년부터 한국 대표팀을 후원하는 나이키는 2007년 10월 한국 대표팀 유니폼 후원 계약 기간 종료를 앞두고 아디다스와 경합이 붙었다. 결국 나이키가 4년 연장 계약을 하고 총액 490억 원(현금 250억 원, 현물 240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연간 100억 원이 넘는다.
올해 초 미국 오리건 주의 지역지인 ‘오리거니안’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브라질에 나이키가 지불하는 금액은 연간 1200만 달러(약 138억 원). 아디다스는 독일에 연간 1400만 달러(약 160억 원)를 지원한다. 일본은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지는 못하지만 시장 규모가 큰 덕분에 아디다스에 연간 1600만 달러(약 183억 원)의 후원을 받는다. 프랑스는 이번 남아공 월드컵까지만 아디다스 유니폼을 입고 내년부턴 나이키로 갈아입는데 2018년까지 8년 동안 연간 6400만 달러(약 734억 원)를 지원받기로 했다. 갈수록 유니폼 후원 가격이 솟구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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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