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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조기투입? …참을래” 신태용 감독의 반성

입력 | 2010-05-02 17:25:48

 프로축구 성남 신태용 감독. 스포츠동아 DB


2일 포항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혹시 남궁도를 조기 투입할 거냐”고 묻자 성남 신태용 감독은 “라돈치치랑 투 톱으로 한 번 세워봐?”라며 웃음을 지었다. 남궁도는 포항에서 올 시즌 성남으로 이적해 왔다.

지난달 28일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때 1골2도움으로 맹활약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보인 터라 성남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경기 전부터 “오늘은 남궁도가 친정팀에 비수 꽂는 거 아니냐”는 기대감 섞인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신 감독은 잠시 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안 돼. 내가 지난번에 쓴 맛 한 번 봤잖아.”

지난 달 18일 경남과의 홈경기. 신 감독은 2009년 경남에서 이적해 온 공격수 김진용을 후반 9분 투입했다. 김진용의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친정팀 앞에서 뭔가 한 번 보여주라”며 등을 두드렸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 김진용은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후반 39분 교체돼 나왔고 팀도 1-2로 졌다.

신 감독은 “교체로 들어갔다가 다시 교체로 나오면 얼마나 굴욕스러운지 잘 안다. 내 잘못이다.

선수 기 세워주려고 했다가 오히려 더 기를 죽였고 지지 않을 경기를 졌다”며 깨끗하게 실수를 인정했다.

그리고 신 감독은 이날 ‘정석’을 택했다. 팀이 2-0으로 앞선 후반 25분에야 남궁도를 투입했다.

남궁도는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위협적인 포스트플레이를 선보였고 이후 1골이 더 들어가며 성남은 3-0으로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성남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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