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관람객 1억명-공연만 2만회 엑스포 150년 역사상 최대 규모 시위-테러 방지 위해 경찰력 강화
하이바오
○ 미리 가 본 상하이
개막식을 11일 앞둔 상하이 시내는 온통 엑스포 분위기다. 시내 간선도로엔 ‘상하이는 당신을 환영합니다(上海歡迎(니,이))’와 ‘城市, 讓生活更美好’ ‘세계박람회를 알고 참여하고 헌신하고 함께 누리자(了解世博, 參與世博, 奉獻世博, 共享世博)’는 표어들이 줄줄이 걸려 있었다. 길가 화초를 심는 막바지 작업도 한창이었다. 밤이 되면 마치 크리스마스 시즌이라도 된 것처럼 가로수마다 형형색색의 장식용 전구가 반짝였다. 대형 건물마다 엑스포 슬로건이 네온사인 불빛을 밝혀 밤이 없는 도시로 변했다.
시내 어딜 가나 사람 키 높이의 엑스포 마스코트 하이바오(海寶)와 마주친다. ‘사람 인(人)’자를 형상화한 동물 모양이다. 푸른색은 해양 미래 과학기술을 상징한다.
한편 엑스포를 앞두고 경찰의 과속 및 음주 단속이 크게 강화됐다. 기습 시위나 테러 방지를 위한 경찰력도 크게 강화됐다. 상하이 시 정부는 최근 타지로부터 3000명의 공안병력을 긴급 수혈받았다.
○ 역사상 최대 규모
하이바오
이번 엑스포는 국제박람회기구(BIE)가 공인한 ‘등록박람회’로 개발도상국에서는 중국이 처음 치른다. BIE는 각국의 신청을 받아 박람회를 공인해주는데 등록(Registered)박람회와 인정(Recognized)박람회로 나뉜다. 등록박람회는 5년마다 한 번씩 열리고, 기간은 6주∼6개월이며 광범위한 주제를 다룬다. 이에 비해 인정박람회는 2개 등록박람회 사이에 열리며, 기간은 3주∼3개월로 짧다. 주제도 특화돼야 한다.
5년마다 개최하는 등록박람회는 전시관 면적에 제한이 없고, 전시기간이 6개월까지 허용되며, 참가국은 자비로 독립된 국가관을 짓는다는 점이 인정박람회와 다르다. 2012년 열리는 여수엑스포는 전시 면적이 25ha 이하여야 하고, 전시기간도 3개월 이하로 제한되는 인정박람회다.
○ 엑스포 효과 795억 위안…투자액의 3배
상하이 시는 이번 엑스포를 위해 총 286억 위안(약 4조6526억 원)을 투입했다. 이 중 72억 위안을 제외하면 채권을 발행했거나 은행에서 빌린 돈이다. 그렇다고 손해는 아니다. 우선 60억 위안의 입장권 수입과 글로벌파트너 후원금 등 자체 수익만도 100억 위안이 넘는다. 건설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도로 지하철 공항 등 도시 인프라는 상하이 시가 엑스포 개최와 상관없이 지출해야 할 돈이다. 상하이 시는 이번 엑스포를 계기로 지난해 상반기 8개 노선 229km에 불과하던 지하철을 12개 노선 420km까지 늘렸다. 상하이와 주변 도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도 40여 개에서 80여 개로 늘렸다.
상하이재경대 세계박람회경제연구원 천신캉(陳信康) 원장에 따르면 엑스포 개최를 통한 직접적인 경제효과는 무려 794억7700만 위안에 이른다. 2002년 12월 BIE가 상하이를 개최지로 결정한 이후 지난해까지 엑스포 준비를 위한 투자로 인한 상하이 시의 경제성장률 상승효과는 2%포인트. 엑스포가 열리는 올해는 무려 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 개막식 코앞, 여전히 공사 중
18일 돌아본 엑스포 현장은 아직 공사 중인 곳이 많았다. 이미 시험 운영에 들어갔어야 할 국가관(42개국)도 아직 내부 장식이 끝나지 않은 곳이 있었다.
관람객 숙박시설도 턱없이 모자란다. 하루 평균 관람객 40여만 명 중 23만 명이 숙박업소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나 매일 6만 개 이상 침상이 모자란다. 상하이 시 정부는 ‘홈스테이’나 민박을 권장하고 있지만 그리 호응이 높지는 않다.
▼42개국 국가관들 하나같이 걸출한 예술작품
동방의 으뜸-한글 등 형상화
한국은 12개 기업 연합관 마련▼
규모면에서 가장 큰 국가관인 중국 국가관. ‘동방의 관(東方之冠)’으로 이름 붙여졌으며 중국 문화의 잠재력을 의미한다고 한다(위). ‘누에고치’가 태어나는 것을 형상화한 일본관. 과거 현재 미래 중-일 간의 긴밀한 관계를 상징한다. 상하이=하종대 기자
한국관(3층)은 20개의 한글자모를 형상화했다. 재미 예술가 강익중 씨가 아트 타일로 외장을 해 심미적 요소를 극대화했다. 주제는 ‘친근한 도시, 다채로운 도시’다. 130억 엔(약 1572억 원)을 들인 일본관은 ‘누에고치’가 태어나는 것을 형상화한 것으로 과거 현재 미래 중-일 간의 긴밀한 관계를 아울러 상징한다. 이 밖에 프랑스관은 물 한가운데에 떠 있는 프랑스식 정원을 형상화했으며 핀란드관은 그릇 모양을, 캐다다관은 다이아몬드 형상을 본떴다.
한편 한국관 외에 한국 기업들이 엑스포 사상 처음으로 별도로 ‘한국 기업 연합관(기업관)’을 세웠다. 19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3000m² 터에 3층 규모로 세워진 이번 기업관은 금호아시아나 두산 롯데 삼성전자 신세계이마트 포스코 한국전력 현대자동차 효성 LG SK텔레콤 STX 등 총 12개 국내 대기업이 299억 원을 투자해 조성했다. 외관은 한국 전통 춤사위의 상모돌리기를 형상화한 하얀 소용돌이 모양으로 밤에는 조명이 켜지면서 10여 가지 색상으로 변신하게 된다. 전시장 안에는 관람객의 터치와 움직임에 반응하는 각종 첨단 디스플레이 장비도 설치돼 있다.
▼“공사중인 건물 많지만 30일 개막식 예정대로”▼
■ 홍보 총괄 양전우 부장
상하이엑스포 홍보를 총괄하는 양전우(楊振武·55·사진) 상하이 시 선전부장은 18일 상하이 시의 헝산(衡山)호텔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중일+아세안 10개국 기자’와의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남은 공사는 실내장식 정도”라고 덧붙였다.
“모든 것을 역사상 최대로 하기 위해 너무 많은 돈을 쓴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총투자금 286억 위안은 지난해 상하이 지역총생산 1조4900억 위안(약 1654조 원)의 2%에도 못 미치는 액수”라며 “참가국이나 박람회장 총면적은 역대 최고지만 투자액은 역대 최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엑스포 경제효과’와 관련해 “구체적인 수치는 끝나봐야 알 수 있지만 가장 큰 효과는 성장률 위주에서 친환경·지속가능 도시건설이라는 상하이의 경제성장 방식의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하종대 기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