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부주의자들의 그림책/박주영 지음/296쪽·1만 원·문학동네
지연은 그림을 그릴수록 어머니에게 가려지는 것 같은 데다 한 남자의 아내로 갇혀 있기도 싫어 답답하다. 풍족한 가정도, 옛 애인 선우와의 산뜻한 비즈니스 관계도 괜찮은 듯싶은데 리나의 가슴은 늘 공허하다. 부자 아버지를 둔 유진은 지연의 사랑을 온전하게 얻지 못해 안타깝다. 이 남녀들이 서로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작가는 섬세하게 보여준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