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뼈 만드는 보강재… 치아은행 보관후 노년때 이식수술 활용
사랑니 등 못 쓰게 된 치아를 이용해 만든 골이식 재료. 단단한 치아도 특수 처리과정을 거치면 칼로 잘릴 만큼 부드럽게 변한다. 이 조직을 이식하면 약해진 턱뼈를 보강할 수 있다. 사진 제공 한국자가치아뼈은행
이러한 ‘자가치아뼈이식술’은 국내 치과의사 세 명이 세계 최초로 함께 개발했다. 김경욱 단국대 치과병원 구강외과 교수(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 이사장), 김영균 분당서울대병원 구강외과 교수, 엄인웅 인치과의원 원장은 2008년부터 공동연구를 통해 이 수술법을 개발했다. 이들은 치아와 턱뼈 성분이 거의 같고, 섞어 놓으면 진짜 뼈처럼 굳어진다는 사실을 알아낸 뒤 이 수술법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올 들어 국제치과학술지인 ‘트리플오’ 3월호에 발표되기도 했다. 엄 원장은 “전국적으로 1000여 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았다”며 “이가 빠지면 버리지 말고 식염수에 담가 병원으로 가지고 오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시술엔 단점도 있다. 이미 많은 치아를 잃어버린 노인들은 혜택을 받기 어렵다. 김경욱 교수는 “나이들 때를 대비해 젊었을 때부터 자신의 치아를 은행에 보관해 두라”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단국대 치과병원에는 ‘한국자가치아뼈은행(KABB)’ 본부가 설립돼 있다. 치아는 5년간 보관할 수 있으며 재처리를 하면 몇 번이고 다시 보관할 수 있다. 가족의 치아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조선대 치대와 분당서울대병원은 14일 ‘가족치아은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주대병원, 고려대구로병원, 강동성심병원, 상계백병원에도 치아은행이 있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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