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격언 : 도미를 사러 가서 정어리를 사지 말라시장에서 충분히 검증된 우량주… 비싼만큼 제값하기 마련실패할 확률도 상대적으로 적어
일러스트레이션 김남복 기자
영희 엄마는 정어리가 물이 좋다니까 식구들이 맛있게 먹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집에 오자마자 갖은 양념을 넣고 정어리찌개를 끓여 내놓았다. 그러나 식구들은 도미가 먹고 싶었는데 웬 정어리냐며 불평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영희 엄마는 철수 엄마가 원망스러웠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홍길동 씨는 주식을 매입하기 전에 나름대로 종목연구를 열심히 했다. 특히 A종목은 친구가 다니는 회사로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큰 회사라고 듣고 있었다. 홍 씨는 A종목에 대해서 증권사에서 나온 투자자료도 뒤져봤고 A회사의 주식담당자에게 전화를 거는 용기까지 발휘해 영업실적 확인까지 마쳤다. 이렇게 며칠을 고생하고 노력해서 A종목에 대한 매입 결정을 하고 증권사 객장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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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B종목은 호재성 루머로 잠시 오르는 듯하더니 그 루머가 사실무근으로 밝혀지며 하강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반면에 A종목은 조사했던 대로 영업실적 호전을 재료로 꾸준한 상승세를 타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 홍 씨가 뒤늦게 땅을 치며 후회했으나 이미 버스는 떠나버린 뒤였다.
애당초 매입하려던 종목은 영업실적이나 주가재료 등에 대해 검토를 많이 했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적었던 종목이고 자신의 조사가 제대로 되었다면 투자수익을 크게 얻을 수 있는 종목이다. 그러나 객장의 투자자나 정체불명의 인터넷 주식카페에서 얻어들은 정보를 믿고 매입한 주식들은 정보의 정확성 여부도 알 수 없고 사전에 충분한 검토과정을 거치지 않은 데다 잘 알지도 못하는 종목이다. 홍 씨는 도미를 사려다 정어리를 사고 나서 뒤늦게 후회하는 우를 범하고 만 것이다.
이번 주 격언이 시사하는 것이 또 하나 있는데 가급적 우량주를 사라는 것이다. 수확량이나 계절적 수요에 따라 약간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도미는 값이 비싼 고급 어종에 속하는 반면, 정어리는 값이 싼 저급 어종이다. 예를 들어 시장에 1만 원을 들고 갔는데 도미는 두 마리를 살 수 있고 정어리는 열 마리를 살 수 있다면 개수에 솔깃해 정어리를 사기 쉽다.
주식시장에서도 100만 원을 투자하려는데 어떤 고가 종목은 10주밖에 못 사고 다른 저가 종목은 500주나 살 수 있다면 수량에 현혹돼 저가주를 사는 경우도 있다. 저가주라고 무조건 나쁜 주식이고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때에 따라서는 저가주가 성장주가 돼 주가가 크게 오를 수도 있다. 그러나 독자들 중에 주식 투자의 결과가 늘 좋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주로 저가주에만 투자해 오진 않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몇 주 못 사더라도 고가주를 사보며 투자 습성을 한번 바꿔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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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선 SK증권 리서치센터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