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회소 등 南당국 자산 동결-관리인원 추방현대와 계약 무효… 개성공단도 재검토 고려”정부 “합의위반… 철회해야”
북측의 금강산관광지구 담당 기관인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남조선 당국의 자산인 금강산면회소와 소방대, 한국관광공사 소유의 문화회관, 온천장, 면세점을 동결하고 그 관리 인원을 추방한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또 북측의 부동산 조사에 참가하지 않은 현대증권, 이든상사, 평안섬유공업주식회사의 사업권을 박탈하고 그 관계자들의 금강산 출입을 불허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위기에 처한 금강산관광을 구원할 길이 없게 된 조건에서 위임에 따라 이미 천명한 대로 남측 부동산에 대한 조사에 이어 다음 행동조치로 들어간다”며 이같이 말했다. 성명은 이어 “남조선 당국에 의해 현대와의 관광 합의와 계약이 더는 효력을 가질 수 없게 됐으므로 곧 새로운 사업자에 의한 국내 및 해외 금강산관광이 시작될 것”이라며 “남조선이 우리의 성의 있는 노력을 우롱, 모독하고 대결의 길로 계속 나가는 경우 개성공업지구사업도 전면 재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측 조사단은 지난달 말 부동산 조사를 위해 방북한 남측 민간사업자들에게 “4월 1일 관광이 재개되지 않으면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남한 정부가 부동산 조사에 응하지 않은 점을 들어 이산가족면회소를 동결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런 일방적 조치는 사업자 간 계약 및 당국 간 합의 위반은 물론 국제규범에도 어긋나는 것으로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금강산·개성관광 문제는 당국 간 대화를 통해 해결돼야 하며 이번 조치에 따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아산은 “현재로선 사업 단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현대아산은 2002∼2052년 금강산관광과 토지이용에 관한 독점적 권리를 갖고 있다. 하지만 현대아산 관계자는 “향후 북한의 압박수위가 더 올라가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