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과 수원 삼성의 격돌은 K리그 최대 흥행 보증수표다. 1996년 수원이 창단되면서 시작된 양 팀의 골 깊은 애증의 역사.
이들의 올 시즌 첫 대결은 과연 어떻게 전개될까.
● 순위는 필요 없다
서울은 3승1패(승점 9)로 2위, 수원은 2승2패(승점 6)를 기록하며 9위에 랭크돼 있다. 역대 전적에서 수원이 23승 14무 18패로 앞서있다.
수원은 이번 시즌 원정 2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작년 10월부터 본다면 5연패다. 서울도 전북과의 홈 개막전에서 0-1로 패하는 수모를 겪었으나 포항을 누르고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용병-토종 콤비가 이끌 공격진은 백중세.
서울은 데얀-정조국 조합이 유력하고, 수원은 서동현과 호세 모따가 나설 전망이다. 이승렬-에스테베스가 나설 서울은 측면이 강점이다. 수원은 주닝요-조원희의 중원 라인이 매섭다. 포백 수비진은 수원의 중국 출신 리웨이펑이 오른쪽 윙백으로 나선다는 점을 빼면 서로 엇비슷한 전력이다.
● 숨은 이야기들은?
숨은 사연들도 많다. 벤치부터 선수, 더 나아가 팀 전체까지 두루 아우른다. 특히 수원에서 코칭스태프로 한솥밥을 먹은 김호 감독(전 대전)과 조광래 감독(현 경남)의 갈등은 유명한 일화다.
1999년 조 감독이 안양LG(서울 전신)로 팀을 옮기며 ‘더비’로 명명할 만한 흥미로운 라이벌 구도가 본격 형성됐다. 여기에 안양LG가 서울로 연고지를 옮기며 K리그에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안양이 키워낸 서정원이 프랑스로 진출한 뒤 수원으로 옮기며 일어난 ‘유다 논쟁’도 빼놓을 수 없는 흥미진진한 얘깃거리다.
치열한 전투는 장외에서도 벌어진다.
스탠드를 붉고, 푸르게 수놓을 서포터스는 만나기만 하면 항상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여왔다. 서로의 상징물을 놓고 비방하는 플래카드와 걸개를 내거는 것은 기본이다. ‘웃고 넘길만한’ 욕설도 또 하나의 볼거리다.
2007년 4월 8일에는 무려 5만5397명이라는 국내 프로스포츠 단일 경기 최다 관중수를 기록했고, 2008년 4월에도 4만4239명이, 그해 12월에도 3만9000여 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