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부모는 아이가 책을 읽는다는 데 만족한 나머지 책을 읽고 난 뒤의 독서지도에 소홀하다. 기껏해야 “이 책의 줄거리를 말해볼래?” “주인공의 이름이 뭐야?” 하고 묻는 정도다. 이런 질문은 책을 재미있게 읽은 아이의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없다. 책을 읽고 난 뒤엔 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생각과 느낌을 솔직히 나누는 게 좋다. 자녀와 함께 한 권의 책을 읽고 진지하게 대화하는 것이야말로 틀에 박힌 독후감 몇 편을 쓰게 하는 활동보다 훨씬 창조적인 교육 방법일 수 있다.》
‘주인공 이름은, 줄거리는?’식 뻔한 질문 금물… ‘생각’ 자극하는 대화를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면서 아이는 책을 정확하게 읽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또한 부모는 선택한 책이 아이 수준에 맞는지 확인하고 다음 단계의 책을 고르는 데 참고할 수 있다. 무엇보다 평소 알지 못했던 아이의 생각과 생활 모습까지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책을 읽고 난 뒤 아이와 어떻게 대화를 나누어야 할까? 대화란 ‘마주보고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는 활동’을 뜻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가 일방적으로 질문을 쏟아내고 아이는 마지못해 대답을 한다. 부모는 한 가지 질문을 하더라도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질문에는 사실적 질문, 평가적 질문, 해석적 질문, 사색적 질문 등 4종류가 있다. 사실적 질문은 책 속에 답이 하나 있다. 예를 들면 “새엄마는 백설 공주를 몇 번 찾아 갔나요?” 하고 묻는 식이다. 평가적 질문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도록 요구하는 기법으로, “마센카가 곰을 속인 행동은 옳은가요, 옳지 않은가요?”가 그 예다. 해석적 질문은 “미운 아기오리는 왜 오두막을 떠났을까요?”처럼 책에 2개 이상의 답이 있는 경우다. 사색적 질문은 책 내용을 바탕으로 아이가 자유롭게 상상하도록 유도하는 기법이다. “브래멘으로 가지 않은 동물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라는 질문이 사색적 질문에 해당한다.
부모는 대개 사실적 질문을 주로 던진다. 사실적 질문은 아이가 읽은 내용을 점검받는다고 생각하며 대답하기 때문에 쌍방향 대화가 이루어지기 어렵다. 평가적 질문, 해석적 질문, 사색적 질문을 적절히 활용해 서로의 생각을 나눈다면 책 한 권으로 흥미로운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부모가 다양한 질문 기법을 바탕으로 아이와 꾸준한 독후 활동을 한다면 아이의 책읽기 습관이 바뀔 수 있다. 아이가 독서 후 다양한 질문을 통한 부모와의 대화를 염두에 두고 책을 읽는 내내 ‘따져 읽기’를 하기 때문이다.
영·유아기에는 부모가 직접 책을 고르는 등 부모 주도로 아이의 책 읽기가 이뤄진다. 하지만 초등학생은 자기 주관이 뚜렷하다. 읽고 싶은 책과 읽기 싫은 책이 뚜렷하게 갈린다. 부모가 이런 아이와 책을 함께 읽고 대화를 나누기란 쉽지 않다.
짧은 시간이라도 아이와 책을 함께 읽고 아이의 반응에 관심을 갖는다면 창의적 질문이 포함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이를 통해 아이는 논리적인 사고력은 물론이고 풍부한 감성을 품고 성장할 것이다. 또 부모와 아이가 소통하는 훌륭한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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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 기자 ej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