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생산량 70% 美‘빅3’에 공급정몽구회장 “美 진출했으니 현지업체에도 납품” 권유현대·기아 발판으로 시장 개척… 경쟁력 한단계 격상
미국 조지아 주 웨스트포인트 시에 있는 대한솔루션 현지공장에서 직원들이 기아자동차에 납품할 헤드라이너 모듈을 만들고 있다. 현대·기아차와 동반 진출한 협력업체들이 GM 등 현지 업체에도 부품 공급을 시작하는 등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웨스트포인트=황진영 기자
기자가 찾아간 만도 아메리카법인 현지 공장은 2005년 현대차가 앨라배마 공장을 건설할 때 함께 설립됐다. 현대·기아차 외에도 미국 ‘빅3’인 GM과 포드, 크라이슬러에 브레이크 서스펜션 등의 주요 부품을 공급하고 있었다.
○ 현대·기아차를 발판으로 큰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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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부품을 만들어 미국 회사에 수출하던 회사들은 미국에 공장을 건설한 이후 공급 물량이 대폭 늘었다. 만도아메리카의 경우 현지 생산 물량 중 30%만 현대·기아차에 가고 나머지 70%는 현지의 다른 회사에 납품한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로 거래처가 확대되면서 품질관리 기법도 크게 향상됐다. 곽태영 만도아메리카 법인장은 “오랜 기간 거래관계를 유지해온 현대기아차는 품질 개선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지만 미국 회사들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수시로 부품 회사를 바꾼다”며 “그런 회사들을 상대하면서 품질관리 기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든 점도 긍정적이라고 했다.
○ 정몽구회장 “현대차만 바라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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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진출한 부품 회사들이 미국 자동차 회사에 납품할 수 있게 된 것은 자체적인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한편으로는 현대·기아차의 지원도 큰 도움이 됐다.
2005년 앨라배마 공장을 방문한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동반 진출한 협력회사 사장들에게 “이왕 미국에 왔으니 현대차만 바라보지 말고 미국 현지 자동차 회사에도 물건을 납품할 수 있도록 해보라”고 권유했다.
자동차 부품 회사들은 부품 공급처를 다양화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이기 때문에 이날 정 회장의 발언은 ‘큰 선물’이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 협력회사 사장은 “현대차 눈치를 보고 있었는데 정 회장이 미국 회사에 납품해도 좋다고 해서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현지 회사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현대차는 협력회사들이 미국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금형 제작비용도 지원했다. 금형 제작비용은 부품에 따라 수십억 원에서 많으면 100억 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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