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업체 “산악관광 메카로 육성”환경단체 “탐방객 늘어 생태파괴”10여년 전부터 논쟁 반복 市, 6월까지 최종계획 수립
울산 신불산의 케이블카 설치 여부가 다시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은 울산시와 울주군이 신불산 케이블카의 모델로 꼽고 있는 경남 통영의 미륵산 케이블카. 사진 제공 통영관광개발공사
용역업체는 25일 보고회에서 영남알프스를 4개 권역으로 개발하는 산악관광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4개 권역은 석남사와 가지산 일대 ‘역사문화예술 체험권’, 배내계곡 일대 ‘산악레저 및 연수 체험권’, 신불산과 간월산 일대 ‘가족형 휴양 및 휴식 체험권’, 영축산 일대 ‘산악특화 및 극기 체험권’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 용역업체는 산악관광의 핵심사업으로 울주군 삼남면 가천저수지 부근에서 신불산(해발 1209m) 정상 부근까지 3.7km 구간에 케이블카 설치를 제안했다. 이는 국내 케이블카 가운데 가장 긴 것이다. 용역업체 측은 “영남알프스를 홍보하기 위해서는 각 능선의 억새군락을 연결하는 ‘하늘 억새길’을 조성하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신불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울산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 장태원 등)은 즉각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신불산에 케이블카가 설치될 경우 탐방객이 증가해 야생동물의 서식처를 교란시키고 정상부 훼손을 부채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영남알프스 산악관광 마스터플랜과 같은 방향으로 개발되면 영남알프스는 ‘산악훼손 1번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 논쟁은 10여 년 전부터 반복되고 있다. 울주군은 2001년 신불산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정상 부근에는 가족호텔과 승마장 등을 건설키로 했지만 환경단체의 반대로 무산됐다. 2006년에도 비슷한 계획이 발표됐다. 지난해에는 주민들의 건의로 울주군 간부 공무원들이 경남 통영시 미륵산 케이블카를 견학하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답보상태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