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코픽스(COFIX)에 연동하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소개하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코픽스는 무엇이고 어떤 장단점이 있나요?
은행 자금조달비용에 가산금리 더해 결정
CD금리보다 변동성 작아 금리상승기에 유리
코픽스(COFIX)는 ‘Cost of Funds Index’의 약자입니다. 우리말로는 ‘자금조달비용지수’라고 번역하죠. 조금 어렵긴 하지만 말 그대로 은행이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기 위해 자금을 조달할 때 얼마의 비용을 들였는지 지수로 표현한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코픽스 연동 대출이란 코픽스의 움직임에 따라 대출금리도 변하는 상품을 뜻합니다.
은행들은 그동안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연동하는 대출 상품을 판매했습니다. CD는 은행이 정기예금에 대해 발행하는 예금증서로 예금자는 이를 금융시장에서 자유로이 매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CD 연동 대출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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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CD 금리는 주요 실세금리와도 크게 차이가 났습니다. 은행연합회가 1월 19일을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CD 금리는 2.88%로 국고채 3년물(4.24%)과 1%포인트 이상 벌어졌습니다. 은행들은 이런 CD 금리를 기준금리로 삼은 뒤 개인별 신용도 등을 감안해 가산금리를 붙여 최종 대출금리를 정했습니다.
이런 왜곡된 상황을 개선하려는 시도는 전에도 있었습니다. 일부 은행은 CD 금리가 가진 문제점을 알고 코리보(KORIBOR)라는 기준금리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2006년 7월 코리보 연동 대출을 내놓은 기업은행이 대표적입니다. 당시 CD 금리는 신용등급이 우수한 6개 은행이 발행한 CD 위주로 결정됐기 때문에 이들 은행 중 한두 곳의 자금 사정에 따라 CD 금리가 급등락하면서 시중 금리를 왜곡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습니다. 코리보는 14개 은행 금리를 평균한 것이어서 왜곡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게 기업은행의 설명입니다. 그러나 코리보 역시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을 정확히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은행연합회는 올해 1월 20일 코픽스 도입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농협 신한 우리 SC제일 하나 기업 국민 외환 한국씨티 등 9개 은행의 8개 자금조달 수단을 가중 평균한 코픽스를 매달 15일 은행연합회 홈페이지(www.kfb.or.kr)에 공시하기로 했죠.
첫 코픽스는 설 연휴로 2월 15일이 아닌 16일에 나왔습니다. 1월 중 9개 은행이 새로 조달한 자금에 적용한 금리를 평균한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88%, 1월 말 현재 은행의 자금조달 잔액에 적용한 금리를 평균한 잔액 기준 코픽스는 4.11%였습니다. 이어 각 은행은 코픽스를 기준금리로 삼은 대출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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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픽스의 작명(作名)과 관련된 후일담 하나. 은행연합회 태스크포스(TF)는 자금조달비용지수의 약칭을 놓고 고민이 많았다고 합니다. Cost of Funds Index의 앞 글자만 따면 COFI가 되는데 한글로 읽으면 ‘코피’가 되는 탓에 부정적 어감을 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고민이었습니다. 도입 방안을 내놓기 직전 “Index의 ‘X’를 추가하는 것은 어떤가”라는 한 은행권 고위 관계자의 제안에 따라 새 기준금리의 이름은 코픽스로 결정됐다고 합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