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한국 빙상 국가대표 김귀진-이익환 씨 감격의 회고
1960년대 국가대표로 뛰며 1964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1968년 프랑스 그르노블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 출전했던 김귀진 씨. 1963년 훈련 때 신었던 스케이트화를 내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성남=홍진환 기자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의 활약상에 누구보다 감격해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국가대표 ‘올드보이들’이다. 김 씨는 1960년대 한국 빙상계를 주름잡았던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였다.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국가대표가 된 뒤 10년간 정상을 지켰다. 김 씨는 1964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1968년 프랑스 그르노블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에 국가대표로 참가했다.
티끌 하나 없는 매끈한 빙판을 질주하는 선수들을 보면 김 씨는 50여년 전 운동하던 때가 생생하다. 당시 국내에는 빙상장이 하나도 없었다. 겨울에 얼음이 얼기 시작하면 국가대표 선수들은 강원 철원군 오지리나 경기 포천시 산정호수를 찾았다. 산정호수는 물이 맑고 산에 있어 오랫동안 깨끗하게 얼음이 얼어 있어 훈련장소로는 최고였다. 한 번은 산정호수가 녹아 강원 홍천군으로 캠프를 옮긴 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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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씨는 “아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1960년대 스피드스케이팅의 바닥을 다진 자신의 노력이 아들의 세계선수권 제패에 이어 모태범, 이상화의 금메달로 열매를 맺었기 때문이다. “태범이가 메달을 못 땄으면 국민들이 얼마나 아쉬웠겠어요. 업고 다니고 싶을 정도로 예뻐요. 과거 우리들이 운동하던 시절에는 세계 정상은 꿈도 못 꿀 일이었는데 후배들이 세계를 제패했으니 너무 뿌듯합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