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개국 589명 수용… 한국 이해 강좌 운영
이귀남 법무부 장관(왼쪽 서 있는 이)이 23일 충남 천안외국인전담교도소를 찾아 외국인 수용자들의 사물놀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이날 법무부는 이 교도소의 개청식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사진 제공 법무부
단국대 정윤자 교수(국어국문학)가 이름을 부르자 푸른색 수의를 입은 네 명의 건장한 외국인 남성이 단상 앞에 섰다. 이들은 율동과 함께 동요 ‘곰 세 마리’를 부르기 시작했다. 칠판에는 할아버지, 아버지, 눈썹, 볼 등 한글 단어가 적혀 있고, 여러 곡의 동요가 스크린에 비쳤다.
23일 오전 11시 반.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천안외국인전담교도소(천안교도소)의 각 강의실에선 외국인 수용자들이 한국 문화 체험, 기술 훈련, 시청각 강좌 등 다양한 교육을 받고 있었다. 단국대와 천안교도소가 함께 진행하는 ‘한국사회 적응을 위한 인문강좌’를 비롯해 한복을 입고 전통예절을 배우는 한국문화교육, 직접 화분을 갈고 화초를 심는 원예실습교육 등이 펼쳐졌다.
법무부는 이날 이귀남 법무부 장관과 19개국 주한 외교사절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천안교도소 개청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 장관은 “외국인전담교도소 개청으로 외국인 수용자의 인권을 보장하고 나아가 우리나라의 국격을 드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천안=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