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법 개정 때 치우치지 않고 중재 인상적건강이라도 배우려 매일 팔굽혀펴기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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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님, 안녕하세요. 저, 이계진입니다.
의정활동 경력이 일천한 정치 초년병으로서 대선배님께 연하장을 보내게 돼 여간 기쁘지 않습니다. 5선의 대선배 의원이시고, 연세도 높으시고, 하루에 팔굽혀펴기를 200번씩이나 하신다는 의원님께 이제 겨우 재선에 몇 번째 동생뻘 나이이며 팔굽혀펴기조차 따라하지 못하는 제가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여당의원의 존경을 받거나 칭송을 받으면 야당의원으로서는 곤혹스러우시다면서요? 그러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존경하는 의원님의 소속 당은 제게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선거에 이겨 처음 국회에 들어왔던 17대 때는 다선의원들이 얼마나 큰 존재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선거를 두 번 치르고서야 그 존재의 무게를 알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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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농협법 개정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할 때 평소 조용하시던 의원님은 개정안을 설명하는 정부 관계자에게 불호령을 내렸습니다. 여당 간사로서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던 저는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이제 틀렸구나’ 하는 생각에 한숨이 나왔습니다. 그런 저에게 의원님께서 다가와 특유의 낮은 바리톤 목소리로 “이 간사님, 우리가 농협법을 잘 손질해서 통과시켜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하셨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의원님은 “위원장께도 잘 이야기할게요. 여야 합의로 통과되도록 노력해봅시다”라는 말씀을 남기고 회의장 안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이후 의원님께서는 이낙연 위원장과 함께 중재자로서 여야 의원들에게 방향을 제시해주셨고 농협법 개정안은 일사천리로 진행됐습니다.
존경하는 의원님, 선수(選數)와 연세 그리고 건강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지만 저도 의원님의 모습을 하나라도 닮으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요즘 저도 팔굽혀펴기를 하루에 100번쯤 실천하고 있습니다. 의원님께서 악수를 청하실 때면 그 손이 어찌나 단단하던지요.
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즐거운 설 명절 잘 보내시고 부디 올해도 변함없는 건강과 열정을 가지고 우리 후배들에게 큰 가르침을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10년 2월 8일 이계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