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앙골라 루에나 市
아이들은 의자 위에, 바가지 위에, 깡통 위에 저마다 자리를 잡고 앉아선 선생님의 말씀을 받아 적느라 열심이다. 키가 들쑥날쑥한 걸로 미루어 나이도 제각각일 터이다. 아이들은 저마다 의자를 대신할 물건을 가지고 학교에 온다. 대용품이 없으면 맨바닥에 앉는다. 책상도 걸상도 교과서도 없는 교실이지만 딴짓하는 아이도, 떠드는 아이도, 조는 아이도 없다.
세상 어디에선가는 없는 게 없는 교실에서 성적 스트레스로 자살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노트 한 권만으로도 배우는 게 그저 신기한 아이가 있다. 교육은 영아 사망률이나 빈곤 탈출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유용한 수단이다. 육(肉)의 양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아프리카에서 교육은 삶의 지속과 개선을 위한 영(靈)의 양식이 되고 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