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스템 등 경제이슈 많아환경 문제 올해는 뒷전 밀려국가 간 협력도 계속 눈치만
올해 다보스포럼은 환경문제와 관련해 태평양 가운데에 둥둥 떠 있는 ‘쓰레기섬’ 문제를 주목했다. 선박이 버린 쓰레기와 육지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로 이뤄진 이 섬의 면적은 한반도의 6배다. 이 섬을 이루고 있는 플라스틱 조각과 케이블 등 의 모습. 사진 제공 그린피스 등
○ 환경에 대한 관심 줄인 다보스
지난달 27∼31일 열린 이번 회의에서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를 다룬 세션은 6개에 그쳤다. 2008년 회의에서는 12개 세션을 마련하며 주요 어젠다 중 하나로 환경 문제를 다뤘다. 지난해에도 9개의 세션을 마련했던 것과 비교하면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다보스포럼은 주로 경제 이슈를 다루지만 지금까지 ‘녹색 일자리’ ‘수자원 부족’ ‘탄소배출권 시장’ 등에 관심을 보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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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008년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물이 필요한 곳에서 (물 대신) 총을 발견하는 사례가 잦다”며 물 부족으로 인한 갈등을 가장 중요한 글로벌 어젠다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올해 다보스포럼은 △코펜하겐 합의 실패의 대안 △개도국 기후변화 대응 금융 지원 등 6개의 세션을 마련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새롭게 제기된 이슈는 ‘쓰레기섬’ 해결책을 찾는 데 공조하자는 정도였다.
○ 코펜하겐의 실패, 신뢰의 위기 탓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가 후순위로 밀린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스템 개편 등 ‘발등에 떨어진 불’이 워낙 많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작년 말 코펜하겐 회의가 이렇다 할 성과물을 내놓지 못하면서 민간과 시장의 관심이 급격히 줄어든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명균 계명대 에너지환경계획학과 교수는 “각국 정부가 모인 작년 말 코펜하겐 회의에서 명확한 공통의 목표가 정해졌다면 다보스포럼 등 민간분야의 움직임이 활발해졌을 것”이라며 “하지만 논의가 1년 미뤄지면서 관심이 시들해졌다”고 분석했다. 영국 사회학자인 앤서니 기든스도 자신의 저서에서 “기후변화 대응은 시장만으로 답을 낼 수 없다”며 “공권력의 주체인 국가가 주도하는 정책과 종합계획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보스포럼에서 올 12월 열리는 제16차 당사국총회의 의장국인 멕시코의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이 나서 중요성을 설파했지만 관심을 모으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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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레기섬 문제, 국제공조로 해결해야
한편 이번 다보스포럼에서는 태평양에 부유하고 있는 쓰레기섬 문제가 제기돼 관심을 모았다. 쓰레기섬은 태평양 한가운데인 서경 135∼155도, 북위 35∼42도에 쓰레기가 모여 생겨난 섬. 한반도 면적의 6배에 달하는 엄청난 크기다.
토니 헤이멧 미국 스크립스해양연구소 소장 등은 “선박에서 버려진 쓰레기와 육지에서 온 쓰레기가 모여 생겨난 이 쓰레기섬은 해양 오염의 대표적 사례”라며 “이와 같은 해양오염의 영향으로 2050년 세계 수산업 규모의 3분의 1이 줄어드는 등 경제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홍혁의 인턴기자 성균관대 국문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