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李 대통령은 感을 얘기한 것” 모호한 뉘앙스로 진화
靑참모 모르는 정보 있나
“태스크포스 만들어 추진하는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
여권선 정상회담 시기 돌아
6월 지방선거 앞둔 3,4월설… G20 정상회의 이전인 8월설
이명박 대통령이 6박 7일 일정의 인도 스위스 순방을 마치고 30일 오전 서울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성남=안철민 기자
이동관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도 이날 기자실을 찾아 “대통령 발언의 진의는 한마디로 남북관계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북관계를 과거 ‘우리끼리’라는 틀이 아니라 보편적 국제관계의 하나로 다뤄나겠다는 것이며 그 연장선에서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대화에 나온다면 언제든 만날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임기 내에 굳이 정상회담을 하지 않아도 무방하다는 게 이 대통령의 뜻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대통령이 발언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은 마치 뭔가 진행이 더 빨리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오해를 줄 수 있어서 (보도자료를 만들면서) 수위 조절을 하다 보니 그렇게 (수정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남북 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해 뭔가 은밀한 접촉이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내에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정상회담과 관련한 모종의 움직임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사실 이 대통령은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공식 비공식 라인으로부터 북한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받고 있다. 정상회담과 관련해선 청와대 핵심 참모들도 모를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실제 여권 주변에선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가 돌고 있다. 남북이 이미 의제를 놓고 구체적인 물밑접촉을 벌이고 있으며 합의가 이뤄지면 4월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재하는 핵 정상회의에 앞서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에서부터 6월 지방선거와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사이인 8월경이 유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오전 방영된 미국 CNN 특집프로그램에서 “결국 북한은 마지막으로 핵을 포기할 것인지 아닌지를 답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한 것도 정상회담과 관련한 대북 메시지일 수도 있다.
그러나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문제의 핵심은 누가 실수를 했고 책임을 지느냐가 아니라 투명한 남북관계를 강조해 온 이명박 정권이 비밀리에 남북 정상회담을 진척시키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대통령은 (정상회담) 진행 과정을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