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색 따른 병역차별 철폐 환영
내 면허증의 O는 오리엔탈(Oriental)을 뜻하는 줄 알았는데 기타(Others)라는 뜻의 약자였음을 알았다. 나는 흑도 백도 아니었다. 이런 인종구분법은 과학적인 근거도 없을 뿐만 아니라 자의적이고 주관적이라서 테네시 주는 운전면허증에 인종 구분을 표시하는 난을 나중에 삭제했다. 늦었어도 바르게 고치는 것이 옳다(better late than never)는 설명과 함께.
이야말로 늦었어도 바르게 고치는 것이 옳다는 경우에 해당한다. 새 법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이유는 우선 우리 사회에서 다문화가 중요한 담론으로 대두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만이 아니다. 2007년에 프로미식축구 선수인 하인스 워드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정부와 여야 국회의원이 다문화가정 출신의 자녀를 차별하는 관행을 제도적으로 방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는데 비로소 실천에 옮겼기 때문이다.
개정안을 시행하기 전에 군 당국은 앞으로 입대할 다문화가정 출신에게 공정한 처우를 하기 위한 배려를 해야 한다. 다문화가정 출신 장병과 잘 어울리도록 세심한 준비를 해야 한다. 피부색과 관계없이 모두가 한국인이자 자랑스러운 장병임을 느낄 수 있을 때 하나의 조국, 하나의 민족이라는 생각이 모두에게 자리 잡을 것이다. 다문화가정 출신이 군 생활을 통해 애국심을 느낀다면 진정한 한국인으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정안이 다문화 정착의 중요한 시험대나 마찬가지다.
피부색이 확연히 드러난다는 이유만으로 다문화가정 출신을 차별하는 일은 옳지 않다. 다문화가정의 포용은 도의적으로나 실리적으로나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다. 한국이 세계 최저의 출산율을 기록하는 나라인데 다문화가정은 출산율의 저하를 막는 데도 기여하지 않는가. 인구 감소로 현 수준의 병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우리 국민인 다문화가정 출신을 배제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임진왜란 때, 우리는 심지어 적군 출신인 사야가를 영입해서 전공을 세우도록 했다. 그가 모하당집을 남긴 김충선이다.
애국심 갖도록 軍友의 배려 있어야
김중순 한국디지털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