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은퇴한 조웅천(38)은 시카고 컵스 코치연수가 확정적이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절,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쁨을 만끽하는 이만수 SK 수석코치. 그가 시카고 컵스로 지도자 연수를 떠나는 후배 조웅천에게 9년간의 노하우를 생생하게 들려줬다.스포츠동아DB
TO. 메이저리그로 코치연수 떠나는 조웅천
현역은퇴한 조웅천(38)은 시카고 컵스 코치연수가 확정적이다. 낯선 환경, 낯선 업무.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겠지만 두려움 쪽이 더 많은 낯빛. 그래서 새해 벽두 SK 이만수 수석코치를 찾았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마이너, 메이저에서 9년간 생존하고 적응한 노하우를 듣기 위해서다. 이 코치는 친형 같은 눈길로 조웅천을 바라봤다. 이어 ‘영어공부 해라’ 차원을 넘는 오직 그만이 들려줄 수 있는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충고를 건넸다. (기사의 편의상, 편지글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배팅볼 던져줘라
○한국시리즈 우승반지
미국이란 곳이 다른 건 잘 인정 안한다. 가령 한국에서 변호사를 따와도 의사였어도 그들은 ‘그래서 뭐?’란 식이야. 미국에서 다시 공부해 자격증 따야 인정해준다. 알게 모르게 인종차별도 있겠지. 그런데 오직 야구는 예외다. 13년 연속 50경기 등판, 프로야구 최다 등판(813경기)처럼 너의 커리어를 알게 되면 보는 눈이 달라질 거야.
그리고 네가 가는 컵스는 ‘염소의 저주’에 걸려 있잖아. 100년 동안 월드시리즈 우승을 못했지. 그런데 너는 SK에서 두 번 현대에서 두 번 한국시리즈 우승반지를 가졌잖아. 그중 하나만 끼고 가봐. 너를 보는 눈빛이 달라질 거다.
○캥거루 코트
만약 마이너에 있으면 거기 있는 한국 애들을 맡길지도 몰라. 마이너에 있으면 버스로 수십 시간 이동하고 바로 경기야. 그래도 걱정하지마. 재밌다니까. 나이든 코치도 친구처럼 대해줘. 그럼 좋아해. 너라면 잘할 거야.
FROM. 메이저리그 코치연수 선배 이만수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