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악관 국가장애위원 임명된 박동우 씨 3세때 소아마비 앓아 왼팔 못써 30여년 장애인-노인 위해 봉사
“양 다리를 못 쓰는 사람에 비하면 이건 아주 미미한 겁니다.”
미국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National Council on Disability) 15인 위원(차관보급) 가운데 한 사람으로 지명된 조지프 박(한국명 박동우·57) 씨는 3세 때 소아마비에 걸려 왼쪽 어깨부터 왼팔까지 전혀 쓰지 못한다. 하지만 그에게 왼팔 장애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어려운 장애인과 노인을 돌보면서 헌신적인 삶을 사는 계기가 됐다. 한 손이 불편하지만 1998년 로스앤젤레스마라톤대회에서 6시간 12분 동안 완주하기도 했다.
○ 잘살아보려고 미국으로
“로스앤젤레스로 건너와 아버지는 정원사로, 어머니는 청소 일을 했다. 나도 방과 후엔 일을 거들었다.”
3남 3녀 중 장남인 그는 이민살이의 고단한 짊을 부모와 함께 져야 했다. 그에게 장애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박 씨는 남캘리포니아대(USC)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 자원봉사는 나의 삶
첫 직장은 돈 잘 버는 번듯한 곳이 아니었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의 한인봉사회와 한인건강센터에서 자원봉사에 나섰다. 주변에선 “실없이 왜 저런 일을 하느냐”며 만류하는 사람도 있었다.
1년 동안 이곳에서 일하던 그는 한인센터 맞은편 전화국에서 일하게 된다. AT&T의 지역 전화회사인 ‘퍼시픽텔레폰’사였다. 그곳에서 26년 동안 마케팅과 전산 및 지원업무 등 다양한 분야를 거쳤다. 직급이 올라가면서 홍보국장까지 지냈다.
직장 일을 하면서도 그는 장애인과 노인을 위한 자원봉사 활동을 계속했다.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카운티 노인국과 교통국에서 자문위원을 지내면서 한인사회 장애인과 노인들에게 교통편을 제공하기 위해 55만 달러의 지원비를 따내기도 했다.
박 씨는 2002년 한인상가가 밀집해 있는 오렌지카운티 가든그로브 시에서 시의원에 도전했다. 미국에서 3번째로 한인상가가 큰 곳이었지만 그는 백인 후보에게 1500표 차로 졌다. 26년 통신회사 생활을 마무리하고 6년 전 조기 퇴직한 그는 오렌지카운티의 지역은행인 농상은행(Farmers and Merchants Bank) 가든그로브 지점의 부지점장으로 일하고 있다.
○ 장애인 경제적 자립에 힘 보탤 것
“오바마 대통령은 이전 정부에는 없던 장애인전담 보좌관 자리를 신설했다. 5400만 명 미국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힘을 보태고 싶다.” 3년 임기인 국가장애위원회 위원은 차관보급의 비상근직으로 대통령에게 장애인 권익보호를 위한 자문을 하게 된다. 박 씨는 농상은행 부지점장은 계속 맡는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