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에 경기불안 심화올해 구인의뢰 평균 25% 줄어꼭 필요한 인력만 소수 채용“내년엔 올해보다 나아질듯”
김모 씨(36)는 명문대 출신 회계사로 지난해 인수합병(M&A) 분야의 외국계 투자은행에 입사했다. 하지만 금융위기로 입사 3개월 만인 올해 초 해고 통보를 받고 4개월간 구직에 애를 먹었다. 결국 작은 자산운용사에 입사했지만 연봉은 크게 줄었다.
이 씨는 “괜찮은 경력을 쌓아왔는데 이직에 이렇게 애먹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경력 이직 희망자들에게 올해는 악몽과도 같은 한 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경기침체가 확산되면서 기업은 채용을 줄이고 이직 희망자들은 이직을 스스로 접어야 했다.》
○ “경력직 구인” 전년 대비 25%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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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구인 의뢰를 한 후 실제 채용으로 이어진 비율은 2008년보다 높아져 ‘꼭 필요한 경우에만 구인, 채용하는’ 추세를 반영했다. 엔터웨이파트너스가 2349건의 채용 의뢰 중 실제 채용된 사람 수를 조사한 결과 24.9%(585명)가 채용돼 지난해보다 6.9%포인트 높아졌다. 이런 추이는 패션·섬유에서 두드러졌다. 구인 의뢰는 전년 동기 대비 8.7% 줄었지만 실제 채용률은 45.1%로 지난해의 2.5배에 이르렀다.
금융 분야에서는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경력 인재들이 일자리를 찾는 데 애를 먹었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금융회사로서는 인재 채용의 기회가 됐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올해 금융 부문 구인 의뢰는 지난해보다 2.8% 늘어났다.
○ 불황기 이직, 부장급은 울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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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엔터웨이파트너스 대표는 “평소에도 부장급 이직은 많지 않은 편”이라며 “부장은 내부 승진이 많아 외부 영입이 애매한 데다 조직의 효율성 측면에서도 부장 영입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원·대리급의 경력 이직도 지난해보다 6.4% 줄었는데, 이는 사원·대리급 채용의 경우 헤드헌팅 업체를 이용하기보다 경력 공채 형식으로 채용하기 때문이다.
○ 내년 이직 “올해보단 나을 것” 전망
내년 경력 이직 채용 시장은 올해보다 전반적으로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핵심 기술·영업 인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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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