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어깨보다 마음이 더 아팠어요. 이대로 죽을 수는 없죠. 세이브왕을 되찾아야죠.”
삼성 오승환(27)이 찢어진 어깨근육을 완벽하게 치료하면서 부활을 위해 이를 악물고 있다. 그는 “어깨는 완쾌됐다. 전혀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제 어깨 강화훈련과 체력훈련을 시작하고 있다.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공을 던질 수 있는 완벽한 몸을 만드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오승환에게 올해는 악몽이었다. 2005년 프로 데뷔 후 국내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자리매김했지만 올 시즌 어깨 통증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다. 35경기에 등판해 31.2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하면서 2승2패 19세이브 방어율 4.83을 기록했다.
그는 단국대 1학년 겨울에 팔꿈치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2년간 힘든 재활의 시간을 견뎌낸 경험이 있다. 그때와 비교하면 이번 재활훈련은 단기전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그때보다 이번이 더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당시에는 차분히 자신과의 싸움만 하면 됐다. 나락으로 떨어졌지만 희망을 바라볼 수 있었다. 이번에는 정상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 겪는 추락의 아픔이었다. 심적 고통이 심했다.
“팀이 4강진출을 놓고 막판까지 치열한 싸움을 벌였잖아요. 제가 입단한 뒤 삼성이 가을잔치에 못나간 건 처음이죠. 죄책감이 들었어요. 제가 빠지는 바람에 (정)현욱이형과 (권)혁이에게 너무 많은 짐을 맡겼고요. 팀과 동료들에게 미안했어요. 재활훈련보다는 TV중계를 통해 경기를 봐야한다는 게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평소 자신의 속내와 포부를 잘 드러내지 않는 ‘돌부처’지만 “내년에는 빼앗긴 세이브왕을 꼭 되찾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자존심은 물론 팀의 자존심도 걸린 문제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