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연구 ‘조직공학과 재생의학’誌 파문논문실었던 교수 표절-짜깁기 밝혀지자 “철회”학회측 뒤늦게 사태파악 나서… 사례 더 있는듯
국내는 물론 해외 과학자들에게도 인용되는 유명한 국내 학술지에 다수의 표절 논문이 실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3일 한국조직공학·재생의학회에 따르면 이 학회에서 발행하는 ‘조직공학과 재생의학’지에 실렸던 8편의 논문에 대해 교신저자(연구 책임자)인 강길선 전북대 고분자·나노공학과 교수가 스스로 철회 신청을 했다. 이 학술지는 줄기세포 분야에서 세계 두 번째로 창간됐으며 올해 8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의 후보군인 SCI 확장판에 등재됐다. 강 교수는 2005년 학술지 창간 때부터 지난해 12월까지 4년간 편집위원장을 맡았다.
강 교수는 지난달 30일 학회 측에 논문에 중대한 오류가 있어 철회를 요청한다며 철회신청서를 냈고 학회 측은 해당 논문을 1일 철회했다. 문제가 된 논문들은 해외 유명 저널에 게재된 논문을 그대로 번역하거나 일부를 번역해 결합하는 방식으로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논문을 번역해 게재할 경우 원 논문과 참고 논문을 밝혀야 하지만 이들 논문은 그런 내용이 없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달 젊은 과학자들의 인터넷 게시판인 ‘브릭(BRIC)’에서 최초로 문제가 제기됐고 이를 강 교수가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조직공학·재생의학회에는 문신용 서울대 의대 교수가 학회장, 김동욱 연세대 교수와 정형민 차바이오앤디오스텍 사장이 편집이사, 김종훈 연세대 교수와 임정묵 서울대 교수가 편집위원을 맡는 등 학계 저명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문제가 불거지자 학회 측은 뒤늦게 사태 파악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전임 학회장들은 “학술지 책임은 편집위원장에게 있고 학회장 임기가 1년이라 학회 문제를 파악하기에 한계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현 회장인 문 교수는 “이른 시간 안에 학회 차원의 조사위원회를 꾸려 정확한 경위를 알아낸 뒤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