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전 벤치 클리어링에 이어 5차전 선수단 철수와 감독 퇴장까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고 있는 KIA와 SK의 기(氣) 싸움이 대단하다. 1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3차전에서는 KIA 투수 서재응과 SK 정근우의 언쟁으로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대치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5차전에서는 김성근 SK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한 뒤 선수단 철수를 명령해 8시 20분부터 약 10분간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
상황은 KIA가 2-0으로 앞선 6회말에 벌어졌다. 1사 1, 2루에서 KIA 이종범의 2루 땅볼을 잡은 SK 정근우는 병살 플레이를 위해 유격수 나주환에게 공을 던져 원 아웃을 잡았다. 그런데 나주환이 1루로 공을 던지는 순간 다리를 쭉 뻗으며 2루로 달려온 1루 주자 김상현의 오른발에 걸려 악송구를 하고 말았다. 이 틈을 타 2루 주자 최희섭은 홈을 밟았다.
조종규 심판위원장은 “김상현은 정상적인 라인을 따라 달렸기 때문에 주루 플레이에 문제가 없다. 김상현의 발이 나주환의 발에 닿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걸 피하는 것은 수비수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몇 분 후 몰수패를 면하기 위해 선수들에게 다시 그라운드로 나갈 것을 지시했고 경기 지휘는 이만수 수석코치가 맡았다. 이후 SK는 경기 흐름을 되돌리지 못하고 0-3으로 졌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