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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대구시민회관에 대규모 상가 만든다

입력 | 2009-10-13 06:12:00


“상가분양수익으로 개보수”… 인근 교통 악화될 듯
“클래식 공연장 전환” “종합문화공간 유지” 대립도

대구시가 차량 통행량이 많은 중구 태평로 대구역 사거리 부근 대구시민회관 주차장 지하공간 등에 대규모 상가를 조성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다목적 공연장으로 활용돼온 시민회관 공연장을 클래식 전용홀로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돼 귀추가 주목된다.

○ 대규모 상가 조성 논란

12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민회관을 전면 개보수하는 리노베이션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시민회관은 지역을 대표하는 건축가인 김인호 씨의 유작으로, 전통적인 처마 곡선을 형상화한 건축물로 꼽힌다. 대공연장(1618석), 소강당(342석), 전시실, 공연지원관 등을 갖추고 있다. 1975년 문을 연 시민회관은 시설이 낡아 매년 보수 관리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어 전면적인 리노베이션 방안이 마련됐다. 시는 시민회관 주차장 지하에 상가와 주차장(260대 규모)을 조성하고 기존 공연 지원관(5층) 건물의 3개 층을 상가로 꾸미기로 했다.

또 주차장이 있는 지상 용지는 야외문화광장으로 만들 방침이다. 이 사업에는 410억∼500억 원이 소요된다.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국비(20억 원)와 시비(30억 원)를 제외한 사업비 전액을 부담할 예정이다. 자산관리공사는 사업을 마무리한 뒤 상가(6900m²·약 2090평)와 공연장 등을 임대해 수익을 내고 20∼30년 뒤 대구시에 기부한다는 것. 시와 자산관리공사는 다음 달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양해각서를 맺고 12월 계약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곳에 대규모 상가와 주차장이 조성되면 이 일대의 교통수요가 크게 늘어 대구역 사거리와 태평로 등의 교통체증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시민회관 건너편에는 롯데백화점 대구역점이 들어서 있어 이 일대는 평일에도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태평로와 연결된 중구 중앙로가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완공되면 태평로를 이용하는 승용차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교통전문가는 “시민회관 부근에는 대구역과 롯데백화점, 교동시장 등이 몰려 있어 차량 통행량이 많은 만큼 대규모 상가 조성에 앞서 특단의 교통대책을 마련하는 등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시민회관을 클래식 전용홀로?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최근 시민회관 대공연장을 클래식 전용홀로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대구시와 대구예총은 ‘대구시민회관 리노베이션 방향’을 주제로 전문가 포럼을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대구음악협회 박재환 회장은 “대구가 공연문화도시로 발전하려면 뉴욕 에버리피셔홀이나 런던 로열앨버트홀 등과 같은 클래식 전용 연주장이 있어야 한다”며 “대구문화예술회관의 경우 무대가 좁아 교향악단이 제대로 연주를 할 수 없는 만큼 이번 기회에 시민회관 공연장을 클래식 콘서트 전용홀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울림소극장 정철원 대표는 “시민회관은 시민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통여건을 갖춘 만큼 종합 문화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서민을 위한 고품격 다목적 공연장으로 재단장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시는 지역 문화예술계를 대상으로 추가 의견을 수렴해 12월 초 공연장 활용방안을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대구시 김대권 문화예술과장은 “이번 사업은 단순히 시민회관을 개보수하는 것이 아니라 낙후된 대구 도심을 발전시키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시민회관 리노베이션 사업으로 생길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해 부작용과 후유증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