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니깐 그냥 체구가 좀 작나보다 했어요.”
주부 김모 씨(32·서울 강남구 역삼동)는 여섯 살 난 딸의 키 때문에 걱정이다. 딸은 어릴 때부터 체구가 작은 편에 속했다. 가끔 잔병치레가 있었지만 건강했다. 유치원에 다니는 김 씨의 딸은 또래보다 머리 하나가 없을 정도로 키가 작다. 이 때부터 김씨는 딸의 성장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뒤처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성장은 뇌, 심장 등 장기와 키, 몸무게 등 종합적인 신체의 발달을 의미한다. 부모들은 김씨처럼 자녀가 또래에 비해 몸무게가 작게 나가거나 키가 작으면 성장 발달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성장이 멈출까봐 초조해 한다.
성장장애 치료전문인 편강한의원 정성미 원장은 “키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유전적인 원인이 23%, 스트레스, 질병, 식습관 등 환경적인 요인이 70%를 차지한다”면서 “성장판이 닫히기 전에 문제를 해결해야 성인이 됐을 때 키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녀의 키를 수시로 확인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성장에 문제가 발생한 것인지 아닌지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도 애매하다. 이럴 땐 성장 클리닉에서 제공하는 성장장애 자가진단체크리스트로 쉽게 성장상태를 진단할 수 있다.
성장은 평소 먹는 음식이나 생활습관에 큰 영향을 받는다. 두부나 두유, 콩나물 등 단백질 식품은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성장에 도움을 준다. 성장에 빼놓을 수 없는 식품인 우유의 경우는 어린이들이 매일 400cc 이상 꼭 마시도록 한다. 장이 약한 사람은 우유를 미지근하게 데워 마시면 부담이 적다.
편식이나 불규칙한 식사, 폭식은 영양의 균형을 깨뜨리므로 좋지 않다. 반드시 하루 세 끼 규칙적인 식사를 하도록 한다.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등 푸른 생선을 많이 섭취하면 좋다. 육류는 기름기가 많은 부위보다는 살코기 쪽이 낫다. 탄산음료는 뼈를 약하게 만들고 치아를 부식시키기 때문에 많이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자녀의 키를 쑥쑥 크게 해주는 운동도 챙기자.
팔, 다리를 쭉쭉 뻗을 수 있는 줄넘기, 농구, 배드민턴, 조깅, 스트레칭 등은 성장판에 자극을 줘 성장에 도움이 된다. 무거운 것을 들거나 팔, 다리의 근육을 많이 쓰는 운동은 성장판의 영양공급이나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앉을 때도 양반다리 자세보다는 의자위에 앉거나 다리를 앞으로 쭉 뻗는 자세가 좋다. 모래 위를 맨발로 걷거나 다리에 일광욕을 시켜주는 것도 뼈의 발육을 좋게 한다. 신발은 발 크기에 맞고 피로감을 주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발바닥이 평평한 슬리퍼, 샌들 등은 오래신지 않도록 한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