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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사받은 김혜자 씨 “모성애 집착-광기 감독이 잘 잡아냈죠”

입력 | 2009-05-21 02:56:00

칸=연합뉴스


“TV 드라마에서 연기한 것과 비슷하다면 스스로도 흥미가 없고 지루하지 않겠어? 누가 보겠어.”

배우 김혜자 씨(사진)는 그래서 ‘마더’(감독 봉준호·제작 바른손엔터테인먼트)를 선택했을까. 제62회 칸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영화 ‘마더’는 그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마요네즈’(1999년) 이후 10년 만에 출연한 영화에서 그는 화려하게 빛났다.

‘마더’가 칸영화제에서 베일을 벗은 16일 오후(한국 시간) 현지 언론은 연일 영화와 그의 열연에 찬사를 보냈다. 극중 살인 누명을 뒤집어쓴, 어수룩하며 어딘가 모자란 듯 보이는 27세의 아들(원빈)을 구해내기 위해 세상에 나서 처절한 싸움을 벌인 그는 공식 상영 뒤 이어진 관객의 긴 박수에 눈시울을 붉혔다. 헛헛한 걸음걸이와 알 수 없는 의미의 표정과 몸짓으로 춤을 추는 프롤로그부터 강렬한 역광 속에 실루엣으로 선보이는 슬픔과 서글픔의 몸짓에 이르기까지…. 그는 ‘마더’ 속에서 그야말로 모성애의 집착과 광기에 어린 엄마의 이미지를 관객에게 강하게 남겼다. 그는 “광기는 모든 사람이 갖고 있다. 다만 봉준호 감독이 그걸 내 속에서 잘 포착해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겸손한 말 뒤에는 뜨거운 열정이 살아 있다.

“프롤로그는 인물이 마치 나뭇잎 또는 바람 같은 존재임을 표현해야 하는 장면인데 촬영 때 스태프가 온통 지켜보고 있어 무안해서 ‘못 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당신들도 춤을 춰 달라’고 했다. 카메라가 돌고 감독, 스태프도 모두 춤을 췄다. 나도 춤추다 보니 그때부터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칸에 오기 전부터 이 영화가 어떤 평가를 받을 것인가만 생각했다”며 “결혼 뒤 남편의 보호 아래 살았지만 그러면서도 누가 날 참견하는 건 싫어했고 나도 날 모르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노년의 완숙한 배우이면서도 여전히 자신에게는 아직 채 보여주지 못한, 무한대의 무엇이 숨어 있음을 드러낸 건 아닐까.

칸=윤여수 스포츠동아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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