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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 윈도]남성용 비키니수영복 등장

입력 | 2009-02-26 02:57:00


‘性벽’ 어디까지 허물어질까

지난해 9월 열린 ‘2009년 봄여름 파리컬렉션’에서 영국의 유명 디자이너 알렉산더 매퀸은 남성을 위한 비키니 수영복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맨키니’라 이름 붙여진 남성용 비키니 수영복은 점차 여성화되는 남성성을 보여줬죠.

최근 소비시장에서는 전통적인 성(性)의 경계가 급속히 무너지는 ‘바운드리스(Boundless)’가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가방’으로 유명한 미국 정장가방 브랜드 투미는 봄여름 시즌 신제품에서 남성용과 여성용 제품을 50 대 50 비중으로 선보였습니다. 투미하면 묵직한 검은색 가죽 가방이 먼저 떠오르지만 이번에는 여성 소비자들의 눈길을 잡아끌 수 있는 노란색 주황색 등 알록달록한 색을 입힌 가방이 쇼윈도를 장식했습니다.

이 브랜드가 여성에게 눈을 돌린 까닭은 경기침체 때 직업전선에 뛰어드는 여성이 늘어나기 때문이라는군요.

바셀린은 특유의 바닐라향 때문에 아이들이나 여성들이 선호하는 제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남성 소비자를 겨냥해 민트향을 더한 ‘바셀린 맨 보디 앤드 페이스 로션’을 내놓았습니다.

제품명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로션은 얼굴과 몸에 모두 바를 수 있다고 하는군요. 보통 여성들이 얼굴 따로 몸 따로 보습제를 바르는 것과 달리 얼굴에 스킨 하나만 바를 뿐인 한국 남성 소비자들의 ‘귀차니즘’을 겨냥한 제품이죠.

중년 남성들이 주 고객인 아웃도어 시장에서도 여성고객 모시기에 나섰습니다.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는 국내 아웃도어업계 처음으로 유명 연예인을 여성 제품군을 홍보하는 광고모델로 기용했습니다. 화려한 원색을 내세운 후발업체의 아웃도어 브랜드에 비해 여성고객 비중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죠. 등산을 통해 다이어트를 하려는 25∼35세 여성고객을 겨냥해 이 또래 여성들에게 패셔니스타로 각광받고 있는 공효진이 모델로 낙점됐다고 하는군요.

해외 사례이지만 독일의 한 주방가구 회사는 세계적으로 ‘훈남 요리사’가 각광받는 것에 주목해 알루미늄을 이용한 남성 전용 주방가구 ‘더 맨 키친’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남자면, 여자면 이래야 한다’는 기존의 성 관념을 벗어난 소비시장의 ‘경계 허물기’가 어느 영역까지 확대될지 궁금하네요.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2008년 8월 뉴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