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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감정 주체못해 실망… 무슨 행동대장 같아”

입력 | 2009-01-07 20:49:00


국회 활극으로 구설수에 오른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의 지역구인 경남 사천시.

인구 11만여 명 가운데 절반 가량이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고 지방공단인 진사산업단지가 있는 반농반도(半農半都) 지역이다.

사천은 18대 총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나라당 이방호 전 사무총장을 낙마시킬 만큼 노동자 농민의 대변자를 자처하는 강 대표의 정치성향과 맞아떨어지는 곳이다.

하지만 사천을 찾은 7일, 강 대표에 대한 민심은 심상찮았다. 소수정당 대표로서의 한계를 이해하지만 도를 넘어선 강 대표의 행동에 많은 시민들이 실망하고 있었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사과해야한다는 반응이 주류였다.

사천시 서동 삼천포항에서 만난 생선회 좌판상 이모(40) 씨는 "경기불황으로 어민들과 상인들이 힘들어하는데 지역구 의원이 스스로 분을 참지 못한 모습을 보고 실망을 넘어서 짜증이 났다"고 비난했다.

사남면 비닐하우스에서 상추를 재배하던 농민 이모(63) 씨는 "대표의 행동이 심했으니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사천읍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만난 김모(38·주부) 씨는 "당의 대표라는 분이 자기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실망스러웠다. 발을 구르고 걷어차는 모습이 마치 행동대장 같았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회사원 김모(37) 씨도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강 대표를 지키기 위해 촛불집회와 삼보일배를 한 것으로 안다"며 "당원의 노력에 도움을 주지 못한 데다 민노당에 반감을 사게 한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 대표의 행동을 이해한다는 시민도 있었다.

건축업 종사자 마모(34) 씨는 "독선적인 한나라당과 야당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민주당에 하이킥을 날린 것 같아 오히려 속 시원했다"고 거들었다.

사천읍 출신의 한 출향인사는 "따지고 보면 국회 폭력은 꾸준히 있어온 정치행태 아니냐. 사실 이번의 강 대표 사태는 우리나라 국회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투영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천=윤희각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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