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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하이라이트]20년 ‘일밤’ 1000회 맞는다

입력 | 2008-12-01 02:59:00


간판 이경규 “양심 냉장고 코너 가장 기억에 남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일 오후 5시 10분·이하 ‘일밤’)가 1000회를 맞는다.

1988년 11월 26일 첫 방영되며 장수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일밤’은 12월 14일 ‘1000회 특집’을 방영한다. ‘일밤’의 20년사를 정리하는 특집방송에는 이경규(사진) 김용만 김국진 이윤석 이경실 조형기 조혜련 등 역대 출연자들이 대거 출연한다.

이 중 이경규(48)는 1988년 첫 방송부터 출연하며 ‘몰래카메라’ ‘돌아온 몰래카메라’ ‘이경규가 간다’ ‘간다 투어’ 등의 코너에 출연하며 ‘일밤’을 지켜왔다. 일본 유학 등으로 자리를 비운 130여 회를 빼고 ‘일밤’에 출연했다. 그를 11월 24일 경기 일산 MBC드림센터 대기실에서 만났다.

“솔직히 첫 회 녹화가 기억이 안 난다”는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코너를 묻자 주저 없이 ‘양심냉장고’를 꼽았다.

“아무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양심냉장고’가 아니겠어요. 그 코너를 통해 웃음과 함께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걸 깨달았으니까요.” 그러자 옆에 있던 조형기가 “이 코너는 자의반 타의반 착하게 살 수밖에 없도록 해준 이경규 갱생 코너”였다고 거든다.

그는 스타들을 속이며 웃음을 줬던 ‘몰래카메라’에 남다른 애착을 드러냈다. 1988년부터 4년간 방영된 ‘몰래카메라’는 2005년부터 2년 동안 ‘돌아온 몰래카메라’로 부활해 방영되기도 했다.

“요즘 예능이 ‘리얼’이다 뭐다 하지만 그 코너야말로 리얼 프로그램으로서는 최고의 포맷이었어요.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얼마나 치밀하게 기획된 코너인데요. 혼자 있을 때 카메라를 들이대지 말고, 사람을 시험에 들게 하지 말자는 등 나름대로 철학도 있었고요.”

요즘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그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예능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아줌마, 초등학생, 20대 여성 등 특정계층을 노리는 프로그램들이 대부분이죠. 그런데 가장 어려운 게 뭔지 아세요?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웃음 코드를 파악하는 거예요. 그런 면에서 예전의 ‘일밤’은 어린이부터 할아버지까지 모든 세대를 텔레비전 앞으로 불러 모을 수 있는 힘이 있었죠.”

그는 내년 봄 새로운 코너를 통해 ‘일밤’에 다시 돌아올 계획이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