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풍언 씨가 2001년 서울 종로구 관철동 삼일빌딩을 사들일 당시 지급한 매매예약금 10억 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전 의원이 조 씨 측에 송금한 30억 원의 일부로 확인됐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2000년 11월 조 씨 부인 계좌에 100만 원권 수표 3000장을 입금했는데 그중 10억 원은 삼일빌딩 매매에 쓰였고 나머지 20억 원은 조 씨의 다른 예금과 섞였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이 입금한 30억 원의 출처는 확인되지 않았다. 수표 추적 결과 1999∼2000년 김 전 의원이 출처 불명의 현금을 가져다가 당시 경호원 등을 시켜 은행에서 수표로 바꿨다는 사실만 확인됐다.
이에 대해 조 씨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과거 김 전 대통령에게 선거자금을 도와줬고 아들인 김 전 의원과 홍걸 씨에겐 경제적 도움을 준 대가로 돌려받았다”고 진술했다.
김 전 의원이 와병 중이어서 검찰은 자금 출처를 조사하지 못했다.
그러나 검찰은 삼일빌딩 임대료 수입은 대부분 조 씨의 페이퍼컴퍼니인 스몰락인베스트먼트의 홍콩, 스위스 계좌로 송금됐고 이후의 사용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삼일빌딩 매입 자금에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조 씨에게 로비 자금으로 보낸 4430만 달러(약 526억 원) 중 대우통신㈜ 전자교환기 사업에 쓰려다가 사업이 무산돼 돌려받은 94억 원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