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한정 정국교 양정례 당선자.
18대 국회의원 총선거 비례대표 당선자들의 '돈 공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비례대표 당선자들은 "당에 돈을 빌려줬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검찰은 공천 대가로 돈이 건네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이 돈이 공천권을 행사한 당 지도부에 전달됐는지, 어떤 용도로 사용됐는지 철저하게 규명할 방침이다.
학력과 경력을 속이고 전과 기록을 누락한 혐의로 21일 저녁 구속 수감된 창조한국당 이한정(57) 당선자는 영장실질심사에서 "당에 6억 원을 빌려줬다"고 진술했다.
또한 검찰은 친박연대 양정례 당선자의 아버지 계좌에서 나온 15억 원 정도가 당 계좌에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통합민주당은 정국교 당선자가 후보자 등록날인 지난달 26일 개인 돈 10억 원을 당에 빌려줬다가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수원지검 공안부(부장 윤웅걸)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사문서 위조 혐의로 이한정 당선자를 21일 수원구치소에 구속수감했다. 18대 국회의원 총선 당선자가 구속되기는 이 당선자가 처음이다.
송석봉 영장전담 판사는 "이 씨가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고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도 충분하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이 당선자는 영장실질심사에서 "당이 하도 어려워 계좌를 통해 당으로 6억 원을 넣었다. 공천 대가가 아니라 단순하게 빌려준 것이다"고 진술했다.
이 당선자는 광주제일고와 중국 옌볜대를 졸업하고 수원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것처럼 학력을 허위로 기재하고 4건의 전과기록을 누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조사했던 통합민주당 비례대표 정국교(48) 당선자에 대해 서도 이날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 당선자는 주가조작을 통해 400여 억 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다.
그가 대주주인 H&T사가 지난해 4월 우즈베키스탄에서 규소 채굴 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공시한 뒤 회사 주가는 4000원대에서 9만 원까지 치솟았다가 5000원으로 떨어졌다.
정 당선자는 자신이 보유한 주식 중 40만 주를 지난해 10월 매각해 400여억 원의 차익을 남겼다. 검찰은 규소 채굴 사업 자체가 처음부터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아 허위 또는 과장에 가깝다고 결론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정 당선자는 "당에서 돈이 부족해 국고보조금이 나오면 갚을 터이니 빌려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