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화(사진) 감독이 이끄는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이 2008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에서 3연승을 달리며 쾌속 항진 중이다. 하지만 대표팀 내부에서는 치열한 ‘주전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박 감독은 12일 시리아와의 홈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후 기자회견에서 “공격 부분에서는 골 결정력이 아쉬웠다”며 “부상에서 거의 회복된 박주영과 이청용(이상 FC 서울)이 돌아올 경우 공격력이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대표팀의 다른 공격수들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대목.
‘박성화 체제’가 출범하면서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 출신 선수들이 대거 대표팀에 합류해 이미 대규모 주전 개편이 있었다. 2차 예선에서 4골이나 뽑았던 한동원(성남 일화)조차 최종 예선 3경기에선 선발 출전은 고사하고 교체 선수로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한동원을 포함해 최전방 공격수로 단 한 번도 출전하지 못한 선수는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 출신의 심영성(제주 유나이티드). 어렵사리 출전 기회를 잡았던 신영록 하태균(이상 수원 삼성)조차 박주영이 복귀하면 주전 자리를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시리아전에서 미드필더 김승용(광주 상무)은 신영록과 호흡을 맞추며 결승 선제골까지 넣어 팀 내 입지가 강화된 상황.
박 감독이 박주영 복귀 시 2005년 세계청소년대회에서 박주영과 이미 호흡을 맞춰 봤던 신영록을 박주영과 투 톱으로 기용할 경우 김승용은 측면 미드필드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미드필드 라인도 개편이 불가피하다. 왼쪽엔 이근호(대구 FC)가 버티고 있지만 오른쪽은 이청용과 이상호(울산 현대), 이승현(부산 아이파크)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반면 수비라인은 오히려 대체 선수가 없어 고민이다. 현재 최철순(전북 현대)-김진규(서울)-강민수(전남 드래곤즈)-김창수(대전 시티즌)가 박 감독이 선호하는 ‘포백 라인’을 굳건히 구축하고 있는데, 박 감독은 “체력이 떨어져도 교체할 선수가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행 비행기’에 오르기 위한 선수들의 ‘서바이벌 게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