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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사들이 새 생명 선물했어요”

입력 | 2007-07-19 03:02:00

18일 오후 2차 수술을 무사히 마친 잔타 양을 의료진이 보살피고 있다. 왼쪽부터 박국양 이규찬 최창휴(흉부외과) 교수. 프놈펜=나성엽 기자


18일 오전 10시(현지 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칼메트 병원.

박국양(52) 가천의과대 길병원 흉부외과 교수팀이 캄보디아 어린이 잔타(13) 양의 2차 수술을 시작했다.

잔타 양의 병명은 선천성 심장기형인 ‘팔로시사징증’. 심장 격벽에 구멍이 나 있어 심장이 수축돼도 혈액이 온몸으로 제대로 퍼져나가지 못하는 병이다.

이 때문에 잔타 양은 어려서부터 늘 숨이 가빴고 여느 어린이처럼 뛰어다닐 수도 없었다.

구원의 손길은 2002년 먼 동쪽 나라에서 왔다.

당시 캄보디아에서 해외 의료봉사 활동을 하던 이규찬(42·방사선종양학과) 길병원 교수는 유난히 입술이 파랗고 숨쉬기 어려워하는 잔타 양을 진료했다.

이 교수가 현지의 큰 병원으로 옮겨 잔타 양을 정밀 검사한 결과 팔로시사징증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 교수는 2005년에 다시 캄보디아를 찾아 잔타 양을 만났다. 3년 전보다 증세가 더욱 악화돼 있었다. 수술을 받지 않으면 이후 몇 년밖에 살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이 교수는 한국에 돌아와 자신이 다니던 교회 홈페이지에 잔타 양의 딱한 사정이 담긴 글을 띄웠다. 자선단체인 밀알심장재단 측이 선뜻 치료비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도 “치료받을 아이를 더 늘리자”며 팔을 걷어붙였다.

결국 올해 5월 국내 심장수술 분야의 권위자인 박 교수를 포함한 7명의 의료진이 구성됐다.

지난주 프놈펜에 도착한 이들은 잔타 양을 비롯해 8∼13세의 캄보디아 심장병 어린이 6명을 수술했다. 한국 의료진과 현지 한국 교민들의 수혈까지 받으며 수술을 받은 잔타 양은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다.

프놈펜=나성엽 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