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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양성평등임용목표제’, 女風에 남성들이 덕 봤네

입력 | 2007-06-08 03:02:00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 공채시험에서 여성이 강세를 보이면서 당초 여성 공무원 채용 확대를 위한 취지로 2003년 도입됐던 양성평등임용목표제의 혜택을 남성이 더 많이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직은 여성 강세, 국가직은 아직=행정자치부가 7일 발표한 지방 여성공무원 통계에 따르면 2003년 이후 지방공무원 7급과 9급 공개채용에서 이 제도에 따라 추가 선발된 인원은 남성이 260명으로 여성(232)보다 많았다. 지난해의 경우 추가 채용 인원은 남성이 130명, 여성이 105명이었고 수혜 대상자가 된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던 것은 2004년 한 해뿐이었다.

양성평등임용목표제는 모집 단위 5명 이상의 공무원채용시험에서 한쪽 성이 적어도 30%가 되도록 추가 채용하는 제도다. 하지만 최근 여성의 지방공무원 시험 합격률이 남성을 웃돌면서 오히려 남성을 배려하는 제도가 돼 버렸다.

2002년부터 지방공무원 7, 9급 시험에서 여성의 평균 합격률은 50.2%로 남성을 근소하게 앞질렀고 지난해에도 전체 8510명 중 여성이 4324명으로 50.8%를 기록했다.

반면 국가공무원을 뽑는 5급 공채(행정·외무고등고시)와 7, 9급 공무원 공채에서는 여전히 여성이 양성평등임용목표제의 혜택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인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03년부터 국가공무원 공채에서 이 제도에 의한 추가 합격자는 남성이 14명, 여성이 89명이었다. 2005년에는 남성이 1명도 혜택을 받지 못했고 지난해에도 여성 수혜자는 28명이었던 데 비해 남성은 2명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인사위 관계자는 “선발 인원이 적고 경쟁이 상대적으로 치열한 국가직 공무원 시험에서는 최근 여성 합격자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남성이 우위를 보이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양성평등임용목표제는 1996∼2002년 시행됐던 여성채용목표제를 이어받은 것으로 올해까지만 한시적으로 실시된다. 인사위 균형인사과 박순영 사무관은 “이 제도의 연장 여부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관리직 여성 공무원 여전히 적어=신규 여성 공무원은 크게 늘고 있지만 5급 이상 관리직 공무원 가운데 여성의 비중은 아직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자치부와 인사위 자료에 따르면 여성 관리직 공무원의 비율은 지방이 6.5%(지난해), 국가직이 8.7%(2005년)였다. 전체 공무원 중 여성의 비율이 지방직은 25.8%, 국가직은 38.1%인 것과 비교하면 여성 공무원이 승진하고 요직을 맡는 것이 여전히 힘든 현실을 보여 준다. 고위 공무원단에서 여성 공무원의 비율은 3%에 지나지 않았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