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승이야” 올림픽대표팀의 백지훈(14번)이 후반 30분 절묘한 프리킥으로 우즈베키스탄의 골문을 흔든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타슈켄트=연합뉴스
발끝을 떠난 볼은 수비벽을 살짝 넘어 포물선을 그린 뒤 상대 골키퍼가 손을 쓰기도 전에 골문 왼쪽 구석에 꽂혔다.
이번엔 백지훈(22·수원)이 해냈다. 백지훈의 짜릿한 프리킥 골 한 방이 한국에 올림픽 최종 예선 티켓을 안겼다.
18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센트럴아미스타디움에서 열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축구 아시아 2차 예선 F조 4차전.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은 후반 30분 터진 백지훈의 프리킥 결승골에 힘입어 우즈베키스탄을 1-0으로 제압하고 파죽의 4연승을 달렸다. 한국은 승점 12점을 기록해 2위 우즈베키스탄(승점 6점·2승 2패)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조 1위를 지켜 5월 16일 예멘, 6월 6일 아랍에미리트와의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최종 예선 진출권을 따냈다. 최종 예선은 8월 22일부터 3개조 조별 리그로 펼쳐지며 본선 티켓(3장)은 각조 1위 팀에만 주어진다.
따가운 햇볕과 불규칙한 그라운드 사정까지…. 섭씨 25도에 육박하는 높은 기온이 태극전사들의 경기력을 떨어뜨렸다. 게다가 운동장 사정마저 좋지 않아 패스가 잘 이어지지 않았다. 우즈베키스탄의 거친 수비에 고전했고 역습에 몇 차례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고전하던 한국을 살린 주인공은 백지훈. 공격형 미드필더로 야전 사령관을 맡은 백지훈은 후반 30분 아크 서클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왼발로 절묘하게 감아 골문 왼쪽 구석에 꽂았다. 이 한 방으로 끝이었다.
핌 베어벡 감독의 용병술도 돋보였다. 양동현(울산)과 함께 투 톱으로 나선 한동원(성남)이 막히자 후반 15분 백지훈을 투입했고 결국 이 카드는 적중했다. 지난 2경기에서 연속 2골을 터뜨려 해결사로 떠오른 한동원은 컨디션 난조를 보인 데다 상대의 거친 수비에 연속 골 기록을 이어가지 못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앞두고 있던 1999년 11월 13일 바레인전 2-1 승리부터 올림픽 예선 13연승을 달렸다. 또 올림픽 예선에서 15년간 원정 불패의 기록도 이어갔다. 한국 축구는 만 23세로 출전 연령이 제한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역대 올림픽 예선 원정 경기에선 딱 한 번만 졌다. 1992년 1월 중립지역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당한 0-1 패배가 유일하다. 이후 네 차례 올림픽 예선 원정 경기에서 15승 2무로 무패 행진을 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F조 순위 (18일 현재)순위국가 승 무 패 승점①한국 4 0 0 12②우즈베키스탄 2 0 2 6③아랍에미리트 1 0 2 3④예멘 0 0 3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