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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눈/니컬러스 크리스토프]우물 안 美대학생

입력 | 2007-03-13 03:01:00


히다야 아바테맘이라는 소녀가 있다. 지난달 에티오피아 남부 오지에서 만난 아이다. 여섯 살인데 몸무게는 불과 7.7kg이다.

히다야는 굶어 죽어 가고 있다. 오래 살아 아이를 낳는다 해도 빈곤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히다야가 왜 굶주리는가가 아니다. 왜 세계는 매일 히다야 같은 아이들이 3만 명씩 굶어 죽도록 내버려 두느냐는 것이다.

아이들을 죽이는 것은 영양실조나 말라리아가 아니라 무관심이다. 가난한 나라들을 찾아가 보거나 그런 나라에서 살아 보지 않은 우리는 히다야 같은 아이들의 고통을 진심으로 함께 아파하지 못한다. “비극이기는 하지만 먼저 해결해야 할 우리 자신의 문제도 많지 않으냐”는 의견을 독자들에게서 종종 받는다.

문제는 미국 대학들이 학생들을 세계시민으로 키우지 못한 데도 원인이 있다.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은 하루에 2달러 미만의 소득으로 연명하고 있지만 미국 대학생 대다수는 졸업할 때까지도 이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로퍼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청소년(18∼24세)의 38%가 제2외국어 배우는 것을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63%는 지도에서 이라크가 어디에 있는지 찾지 못한다.

미 현대언어협회 조사에 의하면 미국 대학생 중 외국어 강좌를 듣는 학생은 9%에 불과하다.

필자는 대학생들에게 1년, 아니 적어도 한 학기만이라도 학업을 중단하고 세계 각지를 돌아보라고 권고해 왔다. 프랑스 파리나 영국 런던이 아닌 중국이나 아프리카를 가 보라는 말이다. 대학들도 그런 경험에 대해 학점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

필자와 뉴욕타임스는 13일 네트워킹 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닷컴과 함께 ‘여행권을 잡아라’를 주제로 이벤트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필자와 함께 아프리카 르완다, 부룬디로 취재여행을 떠날 대학생을 뽑을 예정이다. 올해는 학생들은 물론 중고등학교 교사들도 선발한다.

지난해에 선발된 케이시 파크스라는 젊은 여성은 필자와 함께 아프리카 대륙 중부를 돌아봤다. 히다야처럼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을 수도 없이 만났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대량학살의 공포에 질려 있는 불타 버린 마을도 방문했다.

카메룬에서는 임신한 채로 죽어 가고 있는 세 아이의 엄마를 만났다. 태아는 이미 사망해 엄마 뱃속에서 썩고 있었다. 엄마도 결국 숨을 거뒀다. 매년 50만 명의 여성이 임신 중에 사망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속수무책으로 죽어가는 사람을 곁에서 지켜보는 마음은 찢어진다.

만약 당신이 이벤트에 선발되더라도 관광을 할 생각은 접어야 한다. 여행 도중 본 것을 비디오로 촬영하고 느낀 점을 블로그에 글로 올려야 한다. 이는 뉴욕타임스와 마이스페이스닷컴에 게재된다. 당신이라면 젊은 독자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자극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글을 읽은 뒤 주변에 이벤트에 대해 널리 알려 줬으면 한다. 자세한 내용은 뉴욕타임스(www.nytimes.com/marketing/winatrip)와 마이스페이스닷컴(www.myspace.com/kristofontheground)에 13일부터 공지될 예정이다.

비록 선발되지 못하더라도 자신만의 여행을 떠날 것을 추천한다. 같은 기간에 교실에서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왜 우리가 히다야 같은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싸워야 하는지도 알게 될 것이다.

니컬러스 크리스토프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