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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경선 배수진’에 이명박-박근혜 엇갈린 셈법

입력 | 2007-03-06 02:59:00

李 충청 순례… 朴 정책 토론… 孫 서민 속으로…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의 민생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이 전 시장은 5일 충북 청원군 딸기 재배 비닐하우스를 방문해 직접 딸기를 따며 농심을 살폈으며, 박 전 대표는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산업단지 회생 프로젝트 토론회에 참석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서울 강북구 번2동 영구임대 아파트 내 노인정을 찾아 서민 생활의 애로점을 들었다. 이종승 기자·김동주 기자·연합뉴스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승부수를 내놓음에 따라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측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손 전 지사는 경선 시기를 늦추고 선거인단을 대폭 확대하지 않으면 경선에 불참하겠다는 ‘카드’를 던진 상태다.

손 전 지사는 “내가 한나라당의 중심”이라며 탈당 가능성을 부인하지만 경선 룰을 바꿀 수 있는 입지를 확보한 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범여권 후보 선호도 1위에 오르는 등 최근 기세를 올리고 있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측은 경선 레이스에서 유리하게 손 전 지사를 끌어들여야 하는 처지여서 복잡한 이해득실을 계산하며 손 전 지사의 속내를 살피고 있다.

▽시기냐 방법이냐…‘빅2’의 다른 셈법=손 전 지사는 9월 경선과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를 주장한다.

이 전 시장은 손 전 지사의 ‘방법’에, 박 전 대표는 ‘시기’에 눈길을 주고 있다. 이 전 시장 측 관계자는 5일 “손 전 지사 측이 오픈프라이머리를 강하게 밀어붙인다면 우리에게 결코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여론 지지율이 박 전 대표보다 20%포인트 정도 앞서고 있어 국민선거인단을 늘릴수록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9월 경선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태도다. 지지율이 크게 앞서 있는 만큼 빨리 경선을 하는 게 유리하다는 것.

박 전 대표 측은 이와 반대다. 박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우리가 6월 경선 원칙을 줄곧 주장해 온 것처럼 손 전 지사도 ‘철저한 후보 검증’을 이유로 일관되게 9월 경선을 주장해 왔기 때문에 타당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지율이 이 전 시장에게 뒤지는 만큼 경선 시기가 늦어지더라도 손해 볼 게 없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국민 참여를 늘리는 방향으로 경선 방식을 바꾸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태도다. 현재 방식이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분산이냐 협공이냐=빅2 캠프는 앞으로의 검증 공방에서 손 전 지사가 어떤 태도를 보일지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손 전 지사 측은 4일 “경선 과정에 국회 인사청문회 수준의 철저한 후보 검증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전 시장 측은 손 전 지사가 중립적 시각에서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를 함께 언급해 검증의 초점이 분산되길 내심 바라고 있다. 이 전 시장의 주호영 비서실장은 “손 전 지사의 검증 주장이 꼭 우리만을 겨냥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측의 계산은 다르다. 박 전 대표 측 이정현 공보특보는 “후보들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고, 필요하다면 손 전 지사 측과 목소리를 함께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와 함께 이 전 시장을 협공할 수 있다는 것. 박 전 대표 측에 집중됐던 네거티브(폭로 및 비방) 주체 논란이 분산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 한나라 빅3 표밭 다지기

李 “당 안팎이 시베리아… 孫 당 안떠날 것”

朴 “명품 공교육-지방경제 살리기 최선”

孫 “무주택자 위한 부동산정책 펼쳐야”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은 5일 민심과 당심(黨心)을 번갈아 공략하며 ‘표밭 다지기’를 계속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이날 충북 옥천 청주 증평 음성 충주 등을 잇달아 방문했다.

이 전 시장은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탈당 가능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손 전 지사는 당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나간다, 나간다 하는 사람은 결국 나가지 않는다. 정말 나가려는 사람은 가만히 있는 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판이 원래 시베리아 벌판이고 나도 바람을 많이 맞고 있다”며 “안에 남아도 ‘시베리아’에 있는 것이지만 (당 밖으로) 나가도 추운 데 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자신의 경제정책인 ‘산업단지 회생 프로젝트’ 토론회에 참석했다. 박 전 대표는 인사말에서 “중소기업과 지방 경제를 살리려면 새롭고 거창한 프로젝트보다 지방의 산업단지부터 살려 내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의 간담회에 참석해 “교육에서 관치의 덫을 걷어 내고 학교와 교사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해 공교육을 명품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서울 강북구 번동의 영구임대아파트 단지를 방문해 주민들과의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손 전 지사는 임대아파트 주민들과의 간담회에서 “정부 부동산 정책의 목표는 무주택자 및 1가구 1주택자를 위한 정책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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