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주택가격 안정정책은 주택시장을 심각하게 왜곡할 뿐 아니라 정책의 목표가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만든다. 정부는 주택을 가진 사람에 대한 세금을 올리고 주택대출까지 규제하며 투기를 단속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특정 사안을 제한하거나 금지하거나 조건을 두는 등의 직접적인 규제는 자유로운 시장을 해친다. 정부는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무슨 방법이든 쓰려는 기세여서 다음에는 어떤 정책이 나올지 걱정이 될 정도다.
주택대출이 많아져서 집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고 대출조건을 정부가 금융기관에 직접 지시하면 금융기관의 자율성을 해친다. 결과적으로 효율적인 금융이 어렵게 되고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기 쉽다. 주택대출을 줄이고 싶으면 콜금리 인상과 같은 일반적인 통화정책을 사용해야 한다.
집값 안정을 위해 완장을 두른 단속원이 나선다고 무엇을 얼마나 제대로 단속하는지 의심스럽다. 우선 무엇이 투기이고 투기가 아닌지 제대로 정의를 내리고 구분하기 어렵다. 광범위하게는 주택을 사는 모든 사람이 투기하는 셈이다. 모두 집을 주거의 대상뿐 아니라 투자의 대상으로도 생각하기 때문이다.
투기의 정의를 복잡하게 내리면 해석을 달리함에 따라 판정이 달라질 수 있다. 수요와 가수요를 구분하기 곤란하다. 우리가 무엇을 사려는데 정말 필요해서 사려는 건지 다른 사람이 완벽하게 판정하기 힘들다. 주택의 가수요에 대한 판정과정에서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 그런 투기 단속은 시장을 경직시킨다.
시장가격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한다. 주택가격에는 사람이 주택을 얼마나 원하는가가 반영돼 있다. 단독주택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단독주택의 가격이 오르고 고층아파트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고층아파트의 가격이 오른다. 단독주택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져서 단독주택의 가격이 오르면 단독주택의 건설이 늘어날 수 있고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럴 때 정부가 단독주택의 가격을 못 오르게 하면 단독주택의 건설이 증가할 수 없고 사람들은 싫은 고층아파트에서 살아야 한다.
집을 살 때는 여러 가지를 검토한다. 학부모는 좋은 학교가 있는 곳을 원하고 나이 든 사람은 녹지가 많은 쾌적한 곳을 좋아한다. 고향이기 때문에 집을 사기도 한다. 여러 요인이 가격에 반영되고 결국 취향에 맞는 사람에게 주택이 돌아간다. 정부가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주택시장에 개입하면 사람의 의도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
정부는 집값 안정으로 서민이 집을 살 수 있게 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 주택의 가격을 자원배분의 효과가 아니라 소득불평등이나 부의 불평등과 연결해 생각하는 것은 잘못인데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에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소득의 불평등은 소득의 재분배로 풀어야 한다.
목표를 바로 겨냥하는 정책이 좋은 정책이다. 서민을 위한 정책이라면 서민에게 주택자금을 바로 지원해야 확실하다. 집값이 내려도 아직 집을 살 돈이 없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을 위해 집값을 안정시킬 목적으로 직접 개입하는 일은 주택시장에 비효율만 야기한다. 시장에서는 심한 부조화가 보일 때가 있지만 그것은 사람의 취향이나 공급의 사정에 따라 생긴다. 그런 과정은 균형을 위해 필요하다. 시장의 기능을 존중하는 정책이 성공하는 길이고 국민을 위하는 길이다.
손완표 한신대 교수·경제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