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완 대통령비서실장 문답
이병완 대통령비서실장은 9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무현 대통령의 ‘4년 연임제 개헌’ 제안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이 실장은 내달쯤 개헌안을 발의하고, 국회 협조가 없다면 대통령이 직접 발의할 것임을 시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정치권에서는 개헌안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보는데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다음 대통령이 더욱 효율적이고 일관된 국정 운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겠다는 생각에서 제안한 것이다. 그 점은 충분히 납득하리라 본다. 개헌 문제는 최종적으로 국민의 뜻에 의해 결론 난다. 이 방향이 맞느냐, 틀리느냐가 중요하다.”
―국회 협조가 없다면 대통령이 단독으로 발의하나.
“대통령은 발의권이 있다. 국회에는 의결이냐, 부결이냐가 있을 뿐이다.”
―대통령이 직접 발의한다면 언제쯤 할 것인가.
“시점까지는 아직…. 발의에서 국민투표까지 대략 3개월이 걸리는데 4, 5월 안에 끝나면 (정치 일정에) 큰 부담은 없다고 본다. 국민의 찬반을 물어보는 과정이라 대선 가도에 영향을 줄 만한 성질은 아니라고 본다.”
―역산하면 발의 시점이 1, 2월인데….
“여론 수렴 과정과 다른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만 발의할 시점을 너무 늦추면 안 되지 않겠나. 각 당의 후보 선출 일정이 있으니까…. 오래 끌 일은 아니다.”
―대선은 12월이고 총선은 내년 4월인데 어떻게 임기를 맞추나.
“구체적인 방안은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토론과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개헌에 대한) 큰 방향과 원칙만 공감하면 임기를 어떻게 일치시키는가는 어렵지 않으리라 본다.”
―정부통령제 도입, 선거구제 개편 등도 논의했나.
“논의 범위를 확장하면 오히려 더 논의를 할 수 없는 구조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안 했다. 이번에 (개헌만) 논의하고 나면 (나머지는) 다음 정부에서 더 차분하게 할 수 있지 않겠나. 선거구제 개편은 선거법 문제로 논외다.”
―반대 여론이 많거나 국회 (개헌) 의결 정족수가 안 채워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어느 정파, 대통령의 유불리 차원이 아니다. 노 대통령도 누누이 말했지만 1987년 체제의 시대적 소명은 끝나지 않았는가.”
―발의권 행사 시 4년 연임제 외에는 다루지 않나.
“오늘 제안이 이 시점에서 필요한 개헌에 대한 대통령의 견해다.”
―노 대통령이 발의권자 역할만 하나, 아니면 향후 주도적인 역할을 하나.
“헌법에 부여된 게 있다면 주도적이든 어떤 형태든 당연히 하는 게 맞다.”
―개헌 추진 과정에서 대통령이 남은 임기를 포기할 수도 있나.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전혀 고려한 바 없다. 대통령 임기는 변함없다.”
―대통령이 탈당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있나.
“전혀 검토된 바 없다.”
―노 대통령이 지난해 2월 개헌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1년도 안 돼 제안한 이유는….
“지난해 여름부터 묵은 과제, 미래 과제, 공약사항을 쭉 정리하라는 (노 대통령의) 말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정기국회에서 정부가 제출한 많은 법안이 있었고, 예산안 처리도 있어서 지난해 연말 국회가 거의 종료되는 시점에 집중 검토했고 이번에 발표하게 된 것이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