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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의원들 "盧대통령, 참모들과'하야' 수준까지 논의했다"

입력 | 2006-11-29 11:54:00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왼쪽)과 이화영 의원. 동아일보 자료사진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중도 포기’ 발언이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는 사전에 ‘하야(下野)’ 수준의 발언까지 논의됐었고 사임을 각오했다는 주장이 여당에서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열린우리당 자문위원장인 장영달 의원과 이화영 의원은 29일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잇달아 출연해 “노 대통령이 참모들과 ‘하야(下野) 발언’ 수준까지 논의한 적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노 대통령이 실제로 사임을 각오하고 있다. 이런 상태로 가면 나머지 1년3개월의 임기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지금 국회에는 3000여건의 법안들이 상정돼 있지만 한 건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노 대통령이 고민에 찬 결단이 나올 수밖에 없는 쪽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노 대통령은 여당과의 상호 보완ㆍ존중이 어려워지면 당적으로 포기할 수밖에 없고 한나라당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이 더 실패해야 득표효과가 높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이런 구도라면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 임기를 마치려해도 어렵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적포기는 여당에게, 사임은 한나라당에게 대한 경고성’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일 리가 있는 해석이다. 여당은 국민에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된다”며 “노 대통령이 사임하면 한나라당에게 엄청난 재앙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 의원은 “현재로서는 여야가 대통령은 노무현 자연인이 아니고 국가를 안정적으로 끌고 가는 국가의 기관이라는 인식을 좀 높일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며 “노 대통령도 불만이 있다고 탈당이나 사임 쪽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김근태 의장, 정동영 전 의장,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등 이른바 여당 내 대선 예비주자들을 향해서도 “지금까지 국정에 공동책임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서로 간에 노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자기가 올라서겠다는 생각을 1%라도 한다면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화영 의원 역시 “노 대통령이 참모들과 논의에서 ‘야당은 물론 여당조차 협조하지 않으면 식물대통령 상태가 계속되는 것인데 그런 상태에서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게 국가와 국민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 며 하야 수준까지 논의했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사임하는 사태가 올 수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다. 노 대통령은 남은 임기 1년에 연연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도 꼭 국가와 국민에 좋은 건 아니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이 하야라는 용어까지 검토했었으나 친노 그룹 의원들이 말렸다는 얘기가 있는데 맞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전체적인 내용은 맞는데 전달의 형식은 좀 다른 것 같다”며 “그런 고민을 말씀하셨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의원들이 말렸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주변 분들이 그런 문제에 대해서 토론했었다는 얘기는 들었다”고 말했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