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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뷰티]‘몸짱’ 도전 프로젝트머나먼 ‘몸짱의 꿈’

입력 | 2006-11-15 03:00:00

뱃살을 빼고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복부 벤치 운동 중인 이호갑 기자. 원대연 기자

래풀다운 운동으로 날개근육(활배근)을 키우고 있는 김용길 기자. 원대연 기자


《탄력 있고 균형 잡힌 몸매는 ‘몸짱’의 상징이다. 평소 쓰지 않는 근육을 단련해 온몸을 균형감 있고 탄력 있게 만들어야 진정한 몸짱이 될 수 있다. 이번 몸짱 프로젝트는 주로 의자에 앉아 생활해 좀처럼 근육을 쓸 기회가 없는 중년 직장인들의 근육 강화가 목적이다. 이호갑 기자와 김용길 기자는 한 달 동안 매주 월 수 금요일 오후 9시 반부터 11시 반까지 2시간씩 운동했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빠진 날도 있었지만 대체로 지켜졌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개인트레이닝협회(USPTA) 한국 책임자 숀 리 씨가 트레이너로 함께한다.》

李기자 - 5㎏ 감량했지만 방심하다 원상복귀

金기자 - 근육 단단해졌지만 음주가 훼방꾼

○ 이호갑 기자 “처음엔 쾌조의 스타트”

2006년 10월 18일.

이날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태어나 처음으로 웨이트트레이닝을 한 날이자 나에게 실망한 날이기 때문이다. 출발은 기분 좋았다. TV나 사진으로만 보던 이상한 기구들을 만지며 기대감에 들떴다.

‘그래, 나도 이제 배용준이나 권상우처럼 몸짱이 되는 거야.’

그러나 현실은 잔인했다. 오후 9시 반. 시작부터 벤치프레스를 들고 허덕였다. 기본 무게인 20kg짜리 빈 봉이었다. 간신히 운동을 마쳤을 때 과거 부러진 적이 있는 팔에 이상이 생겼다.

# 숀 리의 포인트1

벤치프레스는 미는 운동이다. 밀고 당기는 운동을 병행해야 효과가 좋지만 무리할 필요는 없다.

고난의 연속이었다. 유산소운동 기구인 트레드밀(러닝머신)을 빼면 만만한 것이 없었다. 뱃살을 빼주는 복부벤치, 허리를 강화하는 하이퍼익스텐션, 이두박근을 키워 주는 케이블바이셉 등.

그래도 가끔씩 ‘자세가 좋다’고 숀 리 씨가 칭찬해 주면 기분이 좋아졌다. 운동하는 날이 기다려졌다. 운동을 마치면 몸이 가뿐하고 날아갈 것 같았다. 2주 만에 체중이 5kg 빠졌다.

문제는 역시 음식. 취재 분야가 음식과 와인이기 때문이다. 한두 번은 취재만 하고 참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과식 습관도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결국 15일째 되는 날 중국 요리로 배를 채우고 말았다. 먹을 때는 천국이 따로 없었지만 곧 죄책감이 몰려왔다. 두 번, 세 번 음식 조절에 실패하면서 자포자기 심정이 되기도 했다. 그래도 회사 동료와 오랜만에 만난 취재원들의 한 마디가 큰 힘이 됐다.

“어, 좀 빠진 것 같네. 얼굴도 턱선이 보이고, 배도 들어가고….”

# 숀 리의 포인트2

배가 부르면 포만감 때문에 운동이 더 안 된다. 스태미나가 오히려 떨어진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공백 상태에서 운동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크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 김용길 기자 “처음 쓴 근육들이 욱신거려”

하체에 비해 빈약한 상체를 강화하는 것이 나의 목표다. 상체가 마른 가슴인 ‘빼빼로’ 체형이기 때문이다.

# 숀 리의 포인트1

빼빼로 체형은 근육과 근력의 형성이 더뎌 더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중간에 의욕을 잃고 포기하기 쉬워서다.

훈련장인 더블에이치에 가서 처음 익힌 운동은 ‘벤치프레스’. 팔 힘이 달려 몇 번 들지 못했다. 아무 것도 매달지 않은 빈 봉이었다. 나중에 알았는데 봉의 무게가 20kg밖에 안됐다. 충격이었다. 밥 먹을 때와 일할 때 말고는 팔 근육을 쓰지 않았던 탓이다. 과거의 나태한 생활을 반성하며 3주 동안 벤치프레스에 전념했다.

# 숀 리의 포인트2

벤치프레스는 15회 했을 때 괴로울 정도의 무게가 적당하다. 올릴 때 숨을 내쉬고 내릴 때 들이마신다. 반동을 이용하거나 엉덩이를 들지 않는 게 포인트. 아령과 푸시업은 팔을 펼 때 내쉰다.

4주간의 훈련 중 가장 괴로웠던 것은 술을 절제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신문 편집이 끝나면 함께 고생한 선후배들과 어울려 생맥주 한잔씩 기울이던 ‘달콤한 행복’을 뺏긴 기분이었다. 하루 종일 사무실에서 앉아 기사 제목과 레이아웃에 시달리다 맛보는 유일한 낙이 사라진 셈이다. 특히 모두 생맥주 잔을 부딪치며 건배를 외치는데 혼자서 냉수 마실 때는 몸짱 프로젝트에 도전한 자신을 원망했다. 참고 참다가 결국 일주일 만에 옆자리 동료의 ‘유혹’에 넘어갔다. 뭐든지 처음이 어려운 법. 그 뒤로도 서너 차례 알코올에 빠졌다. 숀 리 씨는 다음 날 귀신처럼 음주 사실을 적발했다. 동시에 강력한 경고를 발동했다.

그래도 음식 조절은 웬만큼 참을 만했다. 그 좋아하는 삼겹살이나 프라이드치킨을 아예 손도 대지 않았다.

식욕이 좋아져 식사량이 늘었지만 아직 눈에 띄는 운동 효과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도전’할 것이다.

김용길 기자 harrison@donga.com

▼ 트레이너 숀 리 씨의 중간점검▼

두 기자 모두 운동은 합격, 먹는 것 조절은 불합격이다. 특히 이 기자는 음식, 김 기자는 술과의 싸움에서 패배했다.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해도 음식 조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다. ‘몸짱’이 되는 것은 수많은 유혹과의 전쟁이다.

▽이 기자=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해 신진대사가 빨라졌다. 처음에는 거의 나지 않던 땀이 제법 많이 나고 폐활량도 좋아졌다.

근력도 나아졌다. 특히 하체와 복부의 힘이 많이 좋아졌다. 6회도 간신히 했던 윗몸일으키기를 지금은 거뜬히 20회를 해낸다. 하지만 당기는 힘은 좋은데 예전에 부러진 팔꿈치 탓인지 미는 힘이 형편없다. 힘을 줄 때 천천히 숨을 끝까지 내쉬는 호흡 조절이 잘되고 자세도 아주 좋다. 근육의 움직임을 느끼면서 운동한다.

하지만 초반에는 음식을 절제해 얼굴과 뱃살이 확실히 빠졌는데 2주를 넘기면서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중국 요리와 라면을 먹어 ‘도로아미타불’이 됐다. 물도 충분히 마시지 않는다.

앞으로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탄수화물과 기름진 음식 섭취를 줄여야 한다. 약간의 와인은 괜찮지만 맥주 소주 위스키 폭탄주는 금물이다.

▽김 기자=팔과 어깨, 가슴의 근육 발달이 보인다. 2주째부터 웨이트트레이닝이 끝난 뒤 근육이 단단해지면서 섬세해지는 ‘펌핑 현상’이 나타났다. 처음엔 벤치프레스할 때 20kg짜리 봉을 간신히 5회 들었는데 이제는 15회를 가볍게 든다.

문제는 규칙적인 운동으로 밥맛이 좋아져 식사량이 늘었으며 가끔 생맥주와 막걸리의 유혹에 빠진 것이다. 처음 봤을 때보다 배가 많이 나왔다. 몸은 거짓말을 못한다.

술은 안 된다. 특히 맥주는. 불가피하게 마실 때는 철저히 음식 조절을 하고, 마신 다음 날 오전에 유산소 운동을 통해 칼로리를 소비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것은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에 처음부터 아예 입에 대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이호갑 기자의 식단

누구나 따라하기 쉬운 ‘반다이어트 식단’이다. 짜고 단 음식은 다이어트의 적이므로 절대 금물. 매일 3L의 물을 마시고 종합비타민제를 복용한다.

★아침

밥 한 공기, 싱거운 국, 기름기 없는 반찬

★점심

생선류, 안심스테이크 등 쇠고기, 연어, 기름 뺀 소금 없는 두부 부침 중 한 가지. 밥 반 공기 또는 고구마 150g.

★간식으로 사과 1개 또는 방울토마토

★저녁

닭 가슴살 미역국(닭 가슴살 100g, 미역은 많이 넣어도 괜찮지만 소금은 약간만)

★운동 후

삶은 브로콜리 100g. 올리브 기름으로 구운 삼치, 기름 뺀 참치, 안심스테이크, 닭 가슴살 미역국 중 한 가지.

★취침 전

저지방 우유 한 잔. 너무 허기지면 소금 없는 땅콩 한 주먹.

김용길 기자의 식단

단백질과 탄수화물의 양을 늘린 ‘몸 만들기 식단’이다. 짜고 단 음식은 몸 만들기의 적이니 절대 금물이다. 매일 3L의 물을 마시고 종합비타민제를 복용.

★아침

밥 한 공기 또는 호밀 식빵 두 조각, 올리브 기름으로 요리한 계란프라이 3개. 맵고 짠 반찬이나 국, 찌개는 금물.

★점심

백반 한 끼를 먹는다. 단, 기름기 많은 음식은 자제.

★저녁

고구마 200g 또는 밥 한 공기, 닭 가슴살 샐러드 또는 안심스테이크, 연어 삼치 등 생선류

★운동 전후 바나나 1개씩

★집에 가서 고구마 200g, 야채(양상추, 브로콜리 등), 삶은 계란 흰자만 5개 또는 기름 뺀 참치 캔이나 닭 가슴살, 삼치 또는 안심스테이크

★취침 직전 저지방 우유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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