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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유럽지휘계의 신성’대니얼 하딩 10월 1일 내한공연

입력 | 2006-09-13 03:01:00


유럽 지휘계의 떠오르는 샛별 대니얼 하딩(31). 그는 원래 트럼펫을 전공했지만 지휘에 뜻을 두고 17세 때 학교 친구들과 함께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 하딩은 쇤베르크의 ‘달에 홀린 피에로’를 연주한 테이프를 당시 영국 버밍엄 심포니를 이끌고 있던 지휘자 사이먼 래틀에게 보냈다. 래틀은 이 뻔뻔스러운 애송이가 누군지 궁금해서 한번 보자고 했고, 하딩을 보자마자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네가 보낸 이 테이프는 지난주에 내가 베를린에서 연주했던 것보다 훨씬 정확하구나!”

1994년 래틀은 19세의 이 소년을 버밍엄 심포니 오케스트라 리허설 지휘대에 끌어올리며 “여러분, 여러분은 앞으로 이 소년을 잊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소개했다.

신세대 지휘자 하딩의 소문은 독일 베를린까지 번졌다. 당시 베를린 필의 지휘자였던 클라우디오 아바도는 하딩에게 베를린 필 사상 최연소(21세)로 지휘할 기회를 주었다. 하딩을 항상 “나의 작은 천재(My Little Genius)”라고 불렀던 아바도는 자신이 창단했던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물려주었다.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15개국에서 온 49명의 음악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바로크에서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새롭게 재해석하고 있다. 20페라라, 엑스앙프로방스, 루체른 페스티벌 등에서 상주 오케스트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5년부터는 잘츠부르크 모차르트 페스티벌에서도 상주 오케스트라로 초청됐다.

현재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상임 게스트 지휘를 맡고 있기도 한 하딩은 2007년부터는 스웨덴 라디오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직도 겸하게 된다. 또한 하딩은 오페라 지휘에도 탁월한 감각을 발휘하고 있다. 자신이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프랑스의 엑스앙프로방스 페스티벌에서 그는 피터 브룩의 ‘돈 조반니’, 럭 브론디의 ‘나사의 회전’ 등 최고의 연출가들과 함께 축제를 이끌고 있다. 하딩은 2005년 12월 모차르트의 비가극 ‘이도메네오’로 밀라노 라 스칼라에 입성했고, 최근 베르크의 ‘보체크’로 영국 코벤트 가든 무대에 서기도 했다.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열혈 서포터이기도 한 하딩은 한 인터뷰에서 “박지성 선수는 엄청난 스피드와 창의성을 가진 선수”라고 평했다. 그는 “요즘 젊은 지휘자들은 앞선 세대보다 큰 악단을 지휘할 ‘진짜 기회’를 많이 갖지 못하고 있다”며 “미래의 음악계를 위해 젊은 지휘자들을 좀 더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유럽 지휘계의 ‘원더보이’ 하딩이 10월 1일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의 ‘교향곡 F장조 K43’, 슈만의 ‘피아노 콘체르토 a단조’, 브람스의 ‘교향곡 2번’을 들려줄 예정이다. 3만∼14만 원. 02-751-9607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